태권도, 전자호구를 이용한 채점 방식 이대로 괜찮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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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 전자호구를 이용한 채점 방식 이대로 괜찮은가
  • 공민진 기자
  • 승인 2021.09.09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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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는 남녀노소 누구나 제한 없이 아무런 무기를 지니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손과 발을 사용해 방어와 공격의 기술을 연마하여 심신의 단련을 통해 인간다운 길을 걷도록 하는 무도이자 스포츠이다.

전자호구가 태권도에 본격적으로 도입된 2000년대 후반의 세계 태권도계는 판정 시비, 오심 논란, 심판 매수 의혹으로 가득 차 있었다. 세계태권도연맹(WTF)은 국제대회에서 논란이 되어왔던 판정시비를 없애기 위해 호구에 센서를 붙여 자동 채점하는 '전자호구' 채점 방식을 도입했다. 2008년부터 WTF 주최의 거의 모든 대회에서 전자호구를 사용하고 있다. 전자 호구를 도입하여 심판의 공정성,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한 방법으로 판정에 대한 신뢰를 회복한 태권도는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유지되고 있다. 

태권도가 무엇보다도 공정한 스포츠여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은 모두 전자호구의 도입에 호의적이었다. 세계태권도연맹은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부터 전자호구를 공식적으로 도입한 뒤 2012년 런던 올림픽에도 같은 기술을 적용했고 그 결과 올림픽 핵심종목으로 남았다. 이런 관점에서 전자호구는 태권도의 급작스러운 세계화가 불명예스럽게 끝나지 않게 도와준 귀중한 기계다.

하지만 현재는 전자호구를 이용한 채점 방식이 태권도를 태권도답지 않게 변질시켰다는 의견이 더 우세하다. 

경기의 승패 판정은 '득점'이라는 가점 요인과 '반칙'을 통해 주어지는 감점 요인의 가감총합 비교에 의해 결정된다. 그래도 승자를 가릴 수 없는 경우에는 경기의 주도권을 잡고 우세한 공격을 많이 한 자를 승자로 한다. 득점을 할 수 있는 유효 공격으로는 주먹기술에 의한 몸통 부위의 공격, 발기술에 의한 몸통 부위 및 얼굴 부위의 공격이 있다. 몸통의 세 부위는 몸통보호대에 표시되어 있으며, 복부 아래쪽에 대한 가격은 금지된다.

감점 요인으로는 넘어진 상대를 공격하는 행위, 얼굴을 손 또는 주먹으로 공격하는 행위, 머리로 박치기하는 행위, 주심의 ‘갈려’ 선언 후 고의적인 공격행위, 선수 및 코치가 바람직하지 못한 언동을 하는 행위, 상대를 잡는 행위, 잡아 넘기는 행위, 무릎으로 공격하는 행위, 낭심을 공격하는 행위, 등을 보이고 피하는 행위, 고의로 넘어지는 행위, 경계선 밖으로 고의로 나가는 행위, 어깨·몸·손으로 미는 행위 등이다. 이러한 감점이 10개에 도달할 시에는 반칙패를 당하게 된다. 

현재 이러한 판정을 인간 심판이 아닌 전자호구로 하고 있는데 이 시스템이 태권도를 망쳐놨다는 평가가 계속해서 태권도계에서 나오고 있다. 본래 태권도가 무술과 차이를 갖는 점은 위력적이고 다양한 발기술을 꼽을 수 있을 정도로 발기술이 돋보이는 경기인데 이제는 전자호구를 타격하는 경기로 변질했다는 것이 대다수 태권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이번 2020 도쿄올림픽에서도 은메달을 딴 여자 67㎏초과급 이다빈과 남자 80㎏초과급 인교돈은 정확히 호구를 타격했는데도 득점으로 인정되지 않았던 반면 상대선수가 잘못 때린 호구에 득점을 빼앗기는 등의 잘못된 판정도 많았기에 우려의 목소리가 더 높아지고 있다.

종주국인 대한민국 태권도를 지키기 위해서는 태권도의 강한 파워를 측정할 수 있는 시스템을 새로 도입해야 한다. 수많은 전문가들이 그 정도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하고 있다.

당면한 과제를 바꾸지 않고 이대로 간다면 태권도의 미래는 어떻게 될 지 아무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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