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 보일 정도로 다친 K3 선수, 구급차 대신 승합차 이송...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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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 보일 정도로 다친 K3 선수, 구급차 대신 승합차 이송... 왜?
  • 김소라 기자
  • 승인 2024.05.02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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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박선주 선수 아내 인스타그램
사진 = 박선주 선수 아내 인스타그램

[FT스포츠] 대한축구협회가 경기 중 이마가 찢어져 피를 흘리는 등 큰 부상을 당한 선수에게 구급차를 쓰지 못하게 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다.

지난달 27일 전남 목포국제축구센터에서 열린 2024 K3리그 7라운드 목포FC전에 선발 출전한 강릉시민축구단 주장 박선주(32·강릉)는 전반 34분 공중볼 경합 도중 상대 선수와 충돌해 쓰러졌다. 박선주는 피부 안쪽 두개골이 보일 정도로 이마가 깊게 찢어졌고, 뇌진탕 증세를 보였다고 한다.

문제는 박선주를 이송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고통스러워하는 박선주를 보고 동료 선수들은 다급히 구급대원을 요구했는데, 중학생 정도로 보이는 어린 요원 4명이 들것을 들고 달려온 것이었다. 이들은 선수 15세 이하의 유스 선수들이었다. 당시 중계화면에는 어린 요원들이 들것에 실린 박선주를 제대로 들어올리지 못하고 몇 걸음 가다 내려놓는 모습이 포착됐다.

박선주는 들것에 실려 겨우 터치라인 밖으로 이동했으나, 이후 구급차가 아닌 일반 승합차가 그를 이송하러 들어왔다. 승합차 트렁크에는 들것을 실을 공간이 없어 박선주는 부축을 받아 직접 걸어서 승합차야 타야했다. 차량에 동행하는 의료진은 없었다고 한다.

일반 차량으로 목포기독병원으로 이송됐던 박 선수는 결국 구단이 직접 마련한 사설 구급차로 전남대병원까지 1시간 30분을 이동해 봉합 수술을 받았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축구 팬들은 “응급처치가 왜 이러냐” “선수들 보호 좀 제대로 해라”는 댓글을 썼고 해설자 역시 “K3리그가 동네 체육대회도 아니고 전국 단위의 리그인데 이런 처리는 아주 아쉽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박 선수의 아내는 한 언론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승합차에는 부상당한 선수를 이송할 수 있는 환경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았다”며 “심지어 뒤늦게 출발한 내가 해당 차량보다 먼저 병원에 도착했다. 구급차라면 그렇게 늦어졌겠느냐”고 지적했다.

박 선수의 아내는 인스타그램에도 “선수가 의식을 잃고 뼈가 보일 정도로 다쳤는데, 심판이 경기를 중단할 수 없어 구급차를 못 불러준다니”라며 “선수 보호보다 경기가 중요한 건지. 사고 후 2시간이 넘어 병원에 도착했는데 이게 있을 수나 있는 일인가”라고 비판했다.

대한축구협회 홈페이지에 게시된 K3·4리그 운영 규정에 따르면 홈팀은 경기장 내에 자동제세동기 및 산소호흡기가 준비된 응급 구조 차량 1대와 예비 차량(사무국 차량)을 반드시 배치해야 한다. 구급차를 2대 이상 배치하는 것은 ‘적극 권장한다’고 안내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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