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박지원, 황대헌과 연이틀 충돌 '金' 놓쳤다 ··· 올 시즌만 세번째
[FT스포츠] 한국 쇼트트랙 간판 박지원(28·서울시청)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두번이나 금메달을 놓쳤다.
이는 두 경기에 함께 출전한 황대헌(25·강원도청)과 두 이나 부딪혔다. 팬들 사이에서는 날 선 반응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박지원은 18일(한국시간) 네덜란드 로테르담 아호이 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남자 1000m 결승에서 경기를 포기했다. 7번째 바퀴를 돌면서 박지원이 인코스로 선두로 달리던 황대헌을 추월하는 순간 황대헌의 손이 박지원의 몸에 닿았고, 균형을 잃은 박지원은 넘어졌다.
결국 황대헌은 4위로 골인했으나 박지원은 완주하지 못했다. 곧장 심판진은 비디오 리플레이를 통해 황대헌의 실격을 선언했다. 우승 후보인 두 선수가 모두 메달을 따지지 못하면서 윌리엄 단지누(캐나다)가 금메달을 따냈다.
앞서 16일 열린 남자 1500m 결승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났다. 당시 박지원이 선두로 질주하다 결승선을 세 바퀴 남기고 곡선 주로에서 황대헌과 충돌했다. 황대헌의 무리한 인코스를 파고들어 박지원을 몸으로 밀어냈다. 균형을 잃은 박지원은 최하위로 밀려났다. 황대헌은 이후 반칙이 확인되어 실격 판정을 받았다.
박지원이 황대헌의 반칙으로 국제대회에서 메달을 놓친건 올 시즌에만 세 번째다. 지난해 10월 열린 월드컵 1차 대회 1000m 2차 레이스 결승에서도 앞서 달리던 박지원을 뒤에서 밀쳤다. 심판진은 심한 반칙을 저지른 황대헌에게 엘로카드(YC)를 부여했고, 이로 인해 모든 포인트를 몰수 당했다.
박지원은 지난해 세계선수권 개인전 2관왕에 오른 에이스다. 올 시즌도 월드컵 종합랭킹 1위에 오르며 2년 연속 크리스탈 글로브를 받았다.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황대헌이 1년간 휴식하느라 빠졌던 대표팀을 이끌었다.
이번 대회에서 노메달로 마치면서 위기를 맞았다. 세계선수권 최상위 입상자에게 주어지는 국가대표 자동 선발권을 놓쳤다. 다음 달 열리는 국내 선발전에 출전해야 한다. 따라서 박지원은 다음 달 열리는 국내 선발전에서 다시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한다. 만약 여기서 선발되지 못하면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에 출전할 수 없다.
박지원은 "정신이 너무 없긴 한데, 느낌으로는 잡아당겨 지는 느낌이 들었고 몸을 주체할 시간이 없었던 같다. 그래서 펜스에 부딪혔고, 서서 넘어져서 몸에 충격이 컸던 것 같다. 순간 정신이 또렷하게 서 있지 않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변수가 없던 경기를 만들겠다고 다짐을 했는데 또 변수가 나왔다. 어쩌면 이게 또 쇼트트랙이라고 생각하고 앞으로 이런 일이 안 생기게 열심히 하겠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팀 동료와의 충돌에 대한 질문엔 "어떻게 말씀드릴 부분이 없을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황대헌은 인터뷰에 응하지 않고 취재 구역을 빠져나갔다. 전날(17일) 1500m 결승 경기를 마친 뒤 "최선을 다하다가 아쉬운 결과가 나왔다. (박)지원 형한테도 바로 사과했다. (충돌에 대해선) 노코멘트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두 번째 실격 이후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