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대표팀 감독’ 복귀 코앞, 거절도 소용 없었다…울분 터진 울산, “K리그 무시해?”

KFA, “한국 대표팀 차기 감독은 홍명보” 못 박았다

2024-07-07     김예슬 기자

[FT스포츠] 홍명보 울산 HD 감독이 대한민국 축구의 새로운 사령탑으로 내정됐다. 대표팀을 이끌고 2014 브라질 월드컵에 나선 이후 10년 만에 복귀다.

2024년 7월 7일 대한축구협회(KFA)는 “한국의 차기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홍명보 감독을 내정했다”라고 밝혔다. 축구협회는 월요일인 내일(8일) 오전 서울 종로구에 있는 축구회관에서 이임생 기술본부 총괄이사 주재로 관련 브리핑을 열기로 했다. 이임생 이사는 거스 포옛(우루과이) 전 그리스 대표팀 감독과 다비트 바그너(독일) 전 노리치시티 감독 등 외국인 사령탑 후보들과 협상하기 위해 유럽 출장길에 올랐다가 지난 5일 귀국했다.

올해 2월 축구협회가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을 경질한 이후 한국 대표팀 감독 자리는 넉 달이 넘도록 공석이었다. 축구협회가 결정한 최종 후보군에는 포옛 감독과 바그너 감독 외에 그레이엄 아놀드(호주) 호주 대표팀 감독과 사실상 거절의 뜻을 밝혀왔던 홍명보 감독이 포함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홍명보 감독은 거절의 의사를 분명히 해왔다. 지난 6월 30일 포항과의 하나은행 K리그1 2024 20라운드 원정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을 만난 홍명보 감독은 “클린스만 감독을 뽑을 때까지의 전체적인 과정과 그 뒤에 일어났던 일을 생각해 보면 과연 축구협회가 얼마나 학습이 된 상태인지 묻고 싶다”라며 작심 비판에 나섰다.

이날 홍명보 감독은 “내가 협회의 전무이사로 있을 땐 김판곤 위원장이 책임과 권한을 다 가지고 계셨다”라며 “그렇기 때문에 한국 축구에 맞는 인물이라고 판단되면 국적을 불문하고 사람을 뽑을 수 있었다. 그렇게 선임된 사람이 벤투 감독”이라 밝혔다. 자신이 대표팀 차기 감독 후보로 오르내리는 것을 두고는 “우리 협회가 나보다 더 경험 많고 경력과 성과가 뛰어난 분을 데리고 오면 내 이름은 자연스레 나오지 않을 것”이라며 거절의 뜻을 전했다.

시즌 중임에도 불구하고 홍명보 감독의 이름이 차기 대표팀 사령탑 후보로 계속 언급되자 울산 팬들은 축구협회에 분노를 터뜨리기도 했다. 울산의 팬 조재영 씨는 KBS와의 인터뷰에서 “K리그를 많이 무시하는 행동이지 않나 싶다”라며 불만을 털어놨다. 조재영 씨는 “현재 리그가 진행 중인 구단의 감독을 건드리지 않았으면 좋겠다”라면서도 “홍명보 감독님이 남을 것이라 생각한다”라고 덧붙여 홍 감독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다.

한편 홍명보 감독의 내정 소식이 전해진 뒤 김광국 울산 HD 대표이사는 “축구협회는 홍명보 감독을 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하고 싶단 뜻을 표명해왔다”라며 입을 뗐다. 김광국 대표이사는 “갑자기 확정된 건 아니다. 이임생 위원장과는 홍명보 감독과 관련해 협의 과정을 거쳤다. 그동안 축구협회와 협의하는 시간들을 거친 결과”라면서도 “정확한 내정 발표 시점은 몰랐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홍명보 감독이 정확히 언제부터 대표팀 감독직을 맡을지에 대해선 아직 논의된 게 없다”라며 “우리 울산도 어떤 방식으로 하는 게 최선인지 고민 중”이라고 알렸다.

1969년생으로 올해 만 55세인 홍명보 감독은 지난 2시즌 동안 울산을 K리그1 정상에 올려놨다. 이번 시즌 리그 3연패에 도전 중인 울산은 지난 5일 수원FC와의 21라운드 경기를 1-1 무승부로 끝내면서 현재 승점 39점(11승 6무 4패)을 기록 중이다. 리그 순위는 2위에 머물렀다. ‘현대가 더비’ 라이벌인 전북 현대 모터스가 리그 꼴찌로 떨어지는 이변이 일어난 가운데, 김천 상무는 울산에 승점 1점을 앞서 1위로 올랐다. 리그 선두 경쟁에만 집중하고 싶지만 3위, 4위에 위치한 포항 스틸러스(승점 38)와 강원FC(승점 34)의 추격도 매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