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사브르, 올림픽 역사상 ‘첫 은메달’ 획득하며 새 기록 세우다

2024-08-04     김진현 기자

[FT스포츠] 한국 여자 사브르 대표팀이 지난 3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여자 사브르 단체전 결승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여자 사브르 대표팀(윤지수, 최세빈, 전하영, 전은혜)은 결승전 내내 치열한 경기를 펼쳤다. 1라운드에서 전은혜는 이번 대회 개인전 동메달리스트 올하 하를란을 만나 1-4까지 밀렸으나 빠른 발을 이용해 2점을 따라잡고 3-5에서 전하영에게 피스트를 넘겼다. 전하영은 2라운드에서 율리야 바카스토바를 만나 7점을 내리 따내며 10-8로 경기를 뒤집었다. 이어 최세빈 또한 상대를 밀어붙이며 15-13으로 3라운드를 마쳤다. 4라운드에서 전은혜는 마지막 공격에서 상대의 칼을 막아내며 찌르기로 격차를 벌려 20점 고지에 올랐다(20-14) 하지만 올하 하를란은 최세빈을 상대로 연속 5점을 내리 따내며 23-23 동점을 만들었다. 최세빈은 가까스로 마지막 2점을 따내며 25-23으로 리드를 지켰다. 6라운드에서도 전하영이 2점 차 리드를 지키고 30점에 먼저 도달했다(35-33)

경기 중반부까지 리드를 지킨 대표팀은 후반부에서 우크라이나의 맹추격에 직면했다. 특히 올하 하를란은 결승전 내내 뛰어난 기량을 선보이며 팀을 이끌었다. 경기 후반부에서 대표팀은 42-42의 위기에 몰렸고 마지막 3점을 앞둔 상황에서 전하영은 올하 하를란에게 연달아 3점을 내주며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42-45)

세계 4위인 한국 대표팀은 이날 4강전에서 개최국인 프랑스를 45-36으로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상대 우크라이나는 준결승전에서 일본을 45-32로 꺾고 올라왔다. 우크라이나는 이날 경기에서 승리해 이번 올림픽 첫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대표팀의 은메달은 여러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먼저 여자 사브르 역사상 최초로 결승에 올라 은메달을 확보하면서 2020 도쿄올림픽의 성적(동메달)을 뛰어넘는 쾌거를 이뤘다. 2016 리우올림픽에서 처음으로 5위에 오른 이후 단 2개 대회 만에 최고 성적을 갈아치운 것이다. 또한 세대교체도 원활하게 이뤄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윤지수를 제외한 나머지 3명은 이번 대회가 첫 올림픽이었는데 국제 대회 경험이 부족하다는 우려를 뒤엎고 실력을 증명했다.

또한 최세빈은 개인전에서도 준결승에 오르며 팀의 성과를 견인했다. 이들은 작년 밀라노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이후 호흡을 맞춘 지 1년 만에 올림픽 2위에 오른 것이다. 윤지수는 마지막 올림픽인 이번 대회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2016 리우올림픽, 2020 도쿄올림픽에 이어 세 번째 올림픽에서 맏언니로서 동생들을 이끄는 부담을 안고 출전한 대회였다.

한편 한국 펜싱은 남자 플뢰레 단체전 출전권을 따지 못했지만 여자 사브르 단체전 결승에서 대회를 마무리했다. 한국 펜싱은 이번 대회에서 남자 사브르에서 단체전과 개인전(오상욱) 금메달을 획득했으며 여자 사브르까지 은메달을 따며 총 3개의 메달을 획득했다. 이는 한국 펜싱의 꾸준한 발전을 증명하는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