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스포츠] 대한배드민턴협회가 안세영을 비롯한 배드민턴 국가대표팀과 어린 선수들을 후원사 광고에 강제 동원한 것으로 밝혀져 공분이 이어지고 있다.
2024년 10월 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정연욱 의원은 “2024 파리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안세영을 비롯한 선수들이 후원사 광고모델로 수차례 무상 동원됐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연욱 의원은 “출연료도, 동의서도 없었다”라고 덧붙였다.
정연욱 의원이 이날 배포한 보도자료에는 “배드민턴협회가 요넥스와 후원 계약을 체결하면서 ‘선수들이 14일간 무상으로 홍보 촬영에 출연해야 한다’는 조건이 포함됐다”라는 내용이 담겼다. 또한 국가대표뿐만 아니라 13세 이하 꿈나무 선수들까지도 선수들의 동의없이 홍보 계약에 동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협회는 이같은 계약을 근거로 선수들에게 무상 광고 출연을 강요했고, 선수들은 협회가 일방적으로 체결한 후원계약서에 따라 화보 촬영과 프로모션 행사에 참여했다. 또 광고 촬영에는 개인이나 단체로 모델 출연을 해야 했다.
정연욱 의원에 따르면 안세영은 세계선수권대회 기간 중 3차례 화보 촬영에 동원됐으며 일본오픈 후에는 후원사 프로모션 행사에 참여했다. 지난해 7월 아시안게임 출전 선수 20명과 올해 5월 파리 올림픽 출전선수 11명도 후원사 요넥스 기업 홍보 광고에 출연했으나 안세영을 비롯한 모든 선수들은 별도의 모델료나 출연료를 받지 못했다.
정연욱 의원은 “국가대표를 지원해야 할 협회가 사실상 국가대표 선수들을 협회의 돈벌이에 동원했다”라고 지적했다. 정연욱 의원은 “선수들은 협회가 공짜로 부려먹을 수 있는 노예가 아니다”라면서 “파렴치한 관행을 개선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대한체육회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나 체육회에 무상으로 모델로 출연해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라는 입장을 전했다. 대한체육회는 “광고 출연은 후원사가 선수와 개별 광고계약을 맺고 진행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 가운데 안세영 등 배드민턴 대표팀 선수들과 달리 파리 올림픽 탁구 동메달리스트 신유빈은 자유의사로 광고 계약을 맺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올림픽 이후 빙그레, 해나루쌀 등 각종 업계 광고모델로 출연한 신유빈은 모델료 중 일부인 각각 1억 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수영 금메달리스트 박태환의 편당 광고료 역시 회당 최소 4~5억 원으로 알려졌다.
한편 하루 전인 23일에는 배드민턴협회가 국고보조금으로 후원사 물품을 사들이고 임원이 영업성과금을 가져간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됐다. 문체부 국고보조금 지침에 따르면 2,000만 원을 초과하는 물품 및 용역구매 계약 시에는 원칙적으로 수의계약이 금지되어있으나 배드민턴협회는 수의계약을 통해 무려 3억 원에 달하는 금액을 집행한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