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스포츠] 김판곤 감독이 이끄는 프로축구 K리그1 울산 HD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에서 한·일전 3연패라는 불명예스런 기록을 안았다.
2024년 10월 23일 오후 7시 울산종합운동장에서는 울산 HD와 비셀 고베의 2024-25 ACLE 리그 스테이지 3차전이 펼쳐졌다. 홈구장인 문수축구경기장의 그라운드가 긴 폭염 탓에 악화되면서 울산종합운동장으로 비셀 고베를 불러들인 울산은 미야시로 타이세이의 멀티골에 일격을 당해 0-2 패했다.
현재 K리그1 3연패 도전 중인 울산은 아시아 무대에선 연패 수렁에 빠졌다. 앞서 가와사키 프론탈레에 0-1, 요코하마 마리노스에 0-4로 패한 울산은 비셀 고베에게도 패하며 일본 J리그 팀에게만 개막 3연패를 허용했다.
동아시아 12개 팀 가운데 3전 전패는 울산과 센트럴코스트 매리너스(호주)가 유이하다. 이번 대회에서 7골을 내주고도 단 한 골도 넣지 못한 울산은 골득실에서 센트럴코스트(-4)에 밀려 꼴찌에 놓였다.
이날 울산은 비셀 고베의 강한 압박에 진땀을 흘렸다. 중원 싸움에서 밀린 울산은 비셀 고베의 역습에 크게 흔들렸고, 위기는 후반에 더욱 도드라졌다. 후반 3분 울산 진영에서 공을 뺏은 미야시로 다이세는 과감한 왼발 슈팅으로 선제 득점에 성공했다.
후반 17분에는 장 파트리크의 슈팅이 울산의 골망을 다시 한 번 흔들었다. 이 득점이 오프사이드 선언으로 취소되면서 한숨을 돌린 울산은 후반 28분 미야시로에게 헤더 추가골을 헌납했다. 남은 시간 동안 0-2로 벌어진 점수 차를 좁히지 못한 울산은 결국 패배했다.
경기가 끝난 뒤 공식 기자회견에 나선 김판곤 감독은 “결과에 대해 우리 울산 팬들에게 송구한 마음”이라며 입을 열었다. 김판곤 감독은 “부끄럽고, 자격이 없고, 드릴 말씀이 없다”라면서 “반성한다. 실망 드린 부분을 빠르게 회복해 다시 기쁨을 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전했다.
재차 “할 말이 없다. 부끄럽다”라고 말한 김판곤 감독은 “이 팀이 16강 탈락을 한다고 해도 할 말이 없다. 자격이 없다”라고 발언했다. 김판곤 감독은 “다 떠나서 상대 팀을 대하는 태도와 존경심이 부족했다. 전술적인 그런 이야기는 아니다. 홈 팬들, 상대 팀, 팀 동료에 대한 존중 등 여러 가지로 아시아에서 경쟁하기엔 많이 부족하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판곤 감독은 “나 자신부터 부족하다”라며 자책했다.
김판곤 감독은 “어떤 강팀에 대한, 일본에 대한 존중심이 부족한 것일 수도 있다”라며 “개인적인 실수가 계속 나온다”라고 짚었다. 이어 김판곤 감독은 “정신적인 준비와 태도가 이 팀에 있을 자격이 있는지 나부터 잘 생각해야 한다. 울산이라는 팀은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우승 경험이 있고, K리그에서는 네 차례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을 대표해서 나온 자리인데 우리의 태도나 자세가 부족했다”라며 씁쓸해했다.
한편 K리그가 정규 리그 시즌을 마치고 파이널 라운드로 진입한 가운데 울산은 오는 27일 오후 2시 포항스틸야드에서 포항스틸러스와 동해안더비를 치른다. 최근 리그에서 7경기 무패(5승 2무)를 기록 중인 울산은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2위 강원FC가 승점 4점 차로 추격하고 있어 반드시 승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김판곤 감독은 “중요한 경기”라고 강조했다. 김판곤 감독은 “회복에 집중해야 한다. 다시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와 잘 준비하고 결과를 내겠다”라고 의지를 다졌다. 김판곤 감독은 또 “코리아컵 결승도 있다”라며 “일정이 힘들지만 그 가운데 방법을 찾아야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김판곤 감독은 “ACLE은 5경기가 남았고 4승을 해야 한다.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반등의 바람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