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방송에서 사투리를 자연스럽게 쓰는 방송인들이 있다. 그들은 '방송에서는 표준말을 써야한다'는 고정관념을 깬 도전자들이다. 스포츠에서도 사투리를 구사하는 해설자들은 의외로 많다. 야구의 김용희, 양준혁 해설위원이나 배구의 이종경 해설위원, 그리고 복싱의 박종팔 챔피언 등 방송에서 들리는 그들의 말투는 귀에 쏙쏙 들어온다. 오히려 표준말을 쓰려고 애쓰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그들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개성을 사라지게 하는 부작용이 있는 것 같다.
게임 방송 분야에서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는 '효짱' 김효진 아나운서 역시 사투리 쓰는 방송인이다.
김효진은 1990년 4월 5일생으로 올해 32살이다. 부산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부산 사투리를 쓴다. 방송인들이 보통 처음에는 표준말을 쓰려고 무척 애를 쓴다고 한다. 김효진 역시 처음 방송을 시작하면서 사투리를 쓰지 않으려고 노력했지만 지금은 편하게 부산 사투리로 방송을 하고 있다. 이미 어느 정도의 팬덤을 쌓은 김효진은 더 이상 서울말을 하기 위해 애쓰지 않는다.
김효진은 아프리카 TV에서 BJ를 하면서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동안 우리가 알고 있던 방송의 개념을 벗어나 시청자들과 소통하고 공감하게 되는 뉴미디어의 공간을 잘 파고 들어 갔다. 아프리카 TV에서 김효진은 먹방이나 일본어 강의, 그리고 야구 편파중계 등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활동했다. 먹방에서는 본인이 좋아하는 음식을 직접 레시피를 만들어 요리하는 모습을 보여줬고, 일본에서 공부한 경험을 토대로 일본어 강의도 했다. 김효진의 일본어 능력은 거의 현지인과 같은 수준이기 때문에 동시 통역이 가능하다. 김효진은 시노자키 아이의 통역으로 SBS 라디오 '배성재의 텐'에 출연하기도 했다.
특히 남자 BJ들이 넘쳐나는 스포츠 분야에서 부산 사투리를 앞장세운 김효진의 등장은 무척 파격적이었다. 김효진은 프로야구 10개 팀 중에서 삼성 라이온즈의 편파 방송으로 자신의 닉네임 'BJ 효짱'을 팬들에게 각인 시키게 됐다. 당시 김효진의 인기는 대단했다. 야구를 잘 아는 전문 방송이 아닌,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같이 응원하는 김효진의 방송은 팬들과 함께하는 방송으로 자리잡게 됐다.
꾸준하고 성실하게 방송한 "효짱" 김효진은 2013년 아프리카 TV 방송 대상에서 스포츠부문 최우수상을 받았다. 이후 스포츠 BJ 부문에서 유명해진 김효진은 다른 BJ들과도 같이 방송하게 되면서 다양한 분야의 BJ들과도 함께 하게 된다. 편파 방송이기 때문에 다른 팀을 응원하는 BJ들과의 입담에서 밀리지 말아야 하는 생존경쟁의 무대에서 김효진은 살아 남았다. 특히 사투리로 무장한 김효진의 말투는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개인방송은 본인이 혼자 모든 것을 담당해야 하는 어려운 방송이다. 보통 방송국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되면 PD, 작가, 카메라 감독, 오디오 감독 등 여러 스탭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개인 방송은 혼자 프로듀싱을 하고 대본을 준비하고 방송 시스템을 작동해야 한다. 그만큼 부지런해야하고 준비를 철저하게 해야 한다. 이러한 어려움을 이겨낸 김효진은 아프리카 TV에서 얻은 진행 능력과 탄탄해진 내공으로 다른 분야에 도전하게 된다.
아프리카 TV를 떠난 김효진은 2018년 대구 FC 리포터와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의 리포터로 활약하면서 스포츠 현장으로 나갔다. 야구에서 축구와 배구로 영역을 넓히면서 다양한 팬층을 보유하게 됐다. 선수들을 직접 만나 인터뷰하고 현장에서의 경험을 쌓은 김효진은 가장 좋아하는 선배이자 아나운서인 김수현의 소개로 게임 아나운서로 진출하게 된다. 김효진은 김수현 아나운서가 자신의 인생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사람이라고 말하고 있다. 아마도 먼저 게임 방송 분야에 진출했던 김수현 아나운서의 도움이 김효진에게는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됐을 것이다.
게임 방송에서의 김효진은 날개를 단 방송인이 됐다. E-Sports의 성격과 김효진의 자유로운 성격의 방송 스타일과 잘 맞아 떨어진 것이다. 김효진의 방송은 상큼하다. 억지스러움이 없이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본인의 분량을 위해 말을 많이 하거나 동작을 크게 하는 방송인들이 많이 있다. 사실 아나운서의 역할은 조연이다. 상대를 돋보이게 해야 그 방송이 빛이 난다. 가끔 아나운서들이 자신이 주인공인 것처럼 착각할 때도 있다. 하지만 김효진의 방송은 자신을 낮추고 상대를 돋보이게 하는 전형적으로 이타적인 방송이다. 그렇기 때문에 시청자들이 좋아하고 김효진을 기억하는 이유일 것이다.
스포츠나 E-Sports의 선수들과의 호흡도 좋다. 본인이 눈에 띄려고 애쓰지 않아도 김효진은 그 자체로도 튀는 외모와 말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어떤 방송에서도 김효진은 기억 속에 남는다. 그리고 있는 진실되고 꾸미지 않는 방송을 함으로써 찐웃음이 나오게 한다.
앞으로 게임 분야는 더욱 성장할 것이고 시장도 그만큼 넓어질 것이다. 따라서 김효진 아나운서의 역할은 점점 더 바빠지고 꼭 필요한 사람으로 성장할 것이다. 오늘도 자신의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김효진은 더 넓은 방송의 세계로 빠져들고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