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서정희 사진작가, 빈티지 스피커 제작자로 전시회 개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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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서정희 사진작가, 빈티지 스피커 제작자로 전시회 개최하다
  • 민진아 기자
  • 승인 2022.10.25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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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여섯 번의 개인 사진전’ 개최, 중견 사진작가로 제주에서 활발하게 활동
- 빈티지 스피커 제작자로 변신해, 이번에는 ‘스피커 이색 전시회’ 성황리 개최

 

서정희 씨는 원래 제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진작가다. 그것도 벌써 열여섯 번의 개인 사진전을 제주에서 열 정도로 지역에서는 알아준다. <제주 4·3이야기 ‘잃어버린 마을>’, <제주의 색을 말한다>, <제주도 마을굿> 등 주제는 제주와 관련한 이야기들이다.

이번에는 사진과는 전혀 다른 분야인 ‘빈티지 스피커’를 소재로 색다른 전시회를 열었다. 사실 서 작가는 사진뿐만 아니라 아주 오래전부터 ‘빈티지 스피커’ 제작에도 늘 손을 놓지 않았었다. 이 분야에서도 손꼽히는 몇 사람 중 하나다. 그런 그가 이번에 그동안 제작한 ‘빈티지 스피커’들을 세상에 내놓았다. 사진작가 겸 빈티지 스피커 제작자로 활동하고 있는 서정희씨를 최근 전화 인터뷰로 만났다.

 

Q 얼마 전 빈티지 스피커를 소재로 한 이색전시회를 개최했다.

A 네, 지난 10월 1일부터 10일까지 서귀포시 대정읍 하늘꽃카페에서 전시를 했다

Q 사진작가로 유명하신데, 어떻게 스피커도 제작하게 됐는지.

A 어렸을 때부터 음악을 너무 좋아했다. 폐차장에서 스피커를 구해 와 집에 설치하여 듣기도 했다. 신혼 때 샀던 오디오 스피커가 다 부서져 스피커 통을 갈면서 본격적으로 제작하기 시작했다. 목공(스피커 통)은 사진 액자를 만들면서 익숙해진 것이라 그리 어렵지 않게 만들 수 있었다.

Q 이번에 전시한 작품들은 어떤 스피커들인가.

A 스피커에서 소리가 나는 동그란 부분을 스피커 드라이버 또는 유닛이라고 한다. 이번에 사용한 유닛들은 아주 오래된 빈티지들이다. 1940년대부터 60년대에 제작된 것들이다. 골동품이지만 아직도 웅장한 음향을 낼 수 있고, 그 소리가 옛 정취를 느끼게 해 주면서 듣기 아주 편안한 소리를 낸다. 풀레인지라고도 한다.

Q 빈티지 스피커 음향이 아주 좋을 것 같다. 스피커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듣고 싶다.

A 1920년대에 초기 스피커들이 제작되기 시작했다. 초창기에는 전기와 자석을 이용한 힘을 이용한 스피커들이다. 전기를 직접 스피커 내부로 흐르게 하여 힘을 만들었는데 이를 필드 코일 스피커라고 한다. 지금까지 남아있는 초창기 스피커들은 아주 귀해 비싼 가격에 매매가 되고 있다. 2세대 스피커들은 약한 전류가 흘러도 소리가 나오도록 만들어졌는데 ‘보이스코일’ 자석이 가운데에 들어간다. 이 자석은 생산공장이 한정돼 있었는데 가장 기술력이 좋은 독일을 중심으로 미국 등지에서 생산된 알니코자석라고 한다. 

Q 아주 흥미가 있고 재미있는 이야기다.

A 스피커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영화다. 영화관에서 음향을 만들기 위해 수많은 제작사가 등장했는데 1930년대 이후 할리우드의 영향력이 막강했다. 대부분의 스피커 제조사들이 영화관 음향시스템에 뛰어들었을 정도다. 미국의 알텍 랜싱이 대표적이다. 유럽의 경우에는 할리우드와 다른 음향시스템이 들어갔는데 클랑필름이라는 것이다. 클랑필름은 자신들의 음향시스템에 맞춰 주문 제작을 제조사에 의뢰하게 되는데 지멘스, 아이조폰, 테슬라, 필립스 등이 있다. 사바는 라디오 쪽으로 생산을 많이 했다.

미국의 경우는 알텍랜싱이라는 최고의 회사가 있는데 알텍랜싱과 교류한 또 다른 회사가 바로 유타사이다. 이번에 전시된 스피커다. 알텍랜싱은 제임스 비 랜싱가 공동으로 창업한 회사다.  제임스 비 랜싱은 이후 자신만의 회사를 차린다. 바로 JBL이다. 랜싱 자신의 이름이다. 그러나 창업 후 실패를 거듭하다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부사장이던 빌 토마스는 새로운 스피커를 제작하게 됐는데 D130이라는 기타 스피커다. 지금의 JBL을 만들어 준 스피커다. 그다음으로 제작한 것이 D123다. 이번 전시 스피커입니다. 구 소련도 빼놓을 수 없는데 대표적인 스피커는 LOMO KINAP 4a32 스피커다, 이것 역시 이번에 전시됐다.

Q 이번 전시는 학생들도 참여했다는데.

A 네, 학생 두 명이 함께 전시에 참여했다. 제주 국제학교인 세인트존스베리아카데미(SJA Jeju)에 재학 중인 조한빈 학생과 한국국제학교(KIS Jeju) 이건우 학생이다. 이번 전시가 이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았겠다. 이번 전시를 위해 수개월 간 스피커를 함께 제작하면서, 공대 진학과 관련한 다양한 지식을 쌓게 했다. 특히 파동의 이해와 전자기력에 대한 연구도 병행해 이론과 스피커 제작 실무를 동시에 익힐 수 있는 기회를 학생들에게 만들어 주려고 노력했다.

Q 이번 전시가 성황리에 잘 마쳤다고 들었다. 앞으로의 계획은.

A 빈티지 스피커 제작자 이전에, 제주서 활동하는 사진작가다. 연말쯤 제주 올레길에 대한 사진작품을 전시하려고 준비하고 있다. 틈틈이 올레길을 걷고 있다. 거의 올레길 전 코스를 완주했다. 이번에도 사진 전시를 위해 사진에 관심 있는 학생들과 함께 걸으면서 다양한 올레길 풍광을 찍고 있다. 올레길을 걸으며 쓰레기를 줍는 환경 캠페인, 클린 올레에 동참하면서 자연과 환경의 소중함을 공유하고 있다. 또한 한 달에 하나의 빈티지 스피커 제작에도 심혈을 기울여 내년 봄쯤, 전시회를 다시 개최할 계획이다.

 

요즘 걷는 문화가 대중화 됐다. 제주 올레길에 대한 관심이 부쩍 많아졌다. 사진전을 통해 사진으로나마 볼 수 있다고 하니 기대가 크다. 인터뷰하면서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다음에 또 한 번 인터뷰했으면 좋겠다. 시간 내줘서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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