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드릭 쿠드롱(벨기에)이 PBA에서 처음으로 1라운드 탈락의 쓴맛을 봤다. 쿠드롱은 시즌 5차투어 '하이원리조트 PBA챔피언십' 128강 첫경기에서 '양천구의 쿠드롱' 김욱에게 1,2세트를 승리하고도 3,4세트와 승부치기에서 김욱에게 밀려 1라운드 최대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PBA-LPBA 통틀어서 가장 많은 6번의 우승을 기록하고 있는 쿠드롱은 이번 시즌 1부투어에 데뷔한 김욱에게 처음으로 1라운드에서 탈락하는 이변을 낳았고 동시에 김욱은 PBA 1부 투어 데뷔 첫 승을 거뒀다. 김욱은 첫승의 상대가 프레드릭 쿠드롱이기에 더욱 잊을 수 없는 기억이 됐다.
1세트는 일방적인 쿠드롱의 승리였다. 초구를 놓친 쿠드롱이었지만 하이런 8점을 터뜨리면서 6이닝만에 15:1로 상대를 두들겼다. 1세트 경기 시간은 16분이었다. 그러나 2세트는 혼전으로 흘러갔다. 먼저 쿠드롱이 5이닝에서 6점을 연속으로 몰아치면서 10대 4로 앞서 갔지만 4연속 득점을 두번 터뜨린 김욱은 14대 13으로 먼저 세트포인트에 올라갔다. 그러나 쿠드롱에게 2점을 맞으면서 2세트도 쿠드롱이 15대 14로 승리해 세트스코어 2대 0으로 앞서갔다.
5분간의 쉬는 시간을 갖고 출발한 3세트는 완전히 김욱 쪽으로 분위기가 흘렀다. 김욱은 3이닝과 5이닝에서 각각 6연속 득점으로 3세트를 단 5이닝만에 15대 5로 끝냈다. 3세트 경기시간은 1세트보다 짧은 14분이었다. 4세트에 들어선 쿠드롱은 초반부터 상대를 압박하기 시작했다. 4이닝까지 공타없이 10점을 득점하면서 빈틈없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나 김욱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김욱은 8대 12로 뒤진 상황에서 하이런 7점을 폭발하면서 4세트를 15대 12로 뒤집었다.
세트스코어 2대 2가 되면서 승부치기로 들어갔다. 승부치기 선공은 쿠드롱이었다. 그러나 쿠드롱은 초구를 잡은 1세트와 3세트에서 선공을 모두 실패했기 때문에 초구를 김욱에게 양보했다. 이 상황에서 김욱은 초구를 성공했고 이후 쿠드롱은 침묵하면서 승부치기 1대 0으로 김욱의 승리로 끝났다.
1980년생인 김욱은 얼마전까지만 하더라고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그러나 PBA에 도전하기 위해 챌린지 투어에 참가했고 지난 21-22시즌 29위를 기록해 32위까지 주어지는 PBA 큐스쿨 출전 자격을 얻었다. 김욱은 큐스쿨을 거쳐 이번 시즌 개막전 '블루원리조트 챔피언십'부터 1부투어에 출전했다.
실력을 알아보고 싶다는 생각에 PBA에 도전장을 내 챌린지 투어(3부)에 입성했고, 지난 시즌 랭킹 29위를 차지해 32위까지 주어진 PBA 큐스쿨(1부 선발전) 출전 자격을 획득했다.
1차투어에서는 김임권에게, 그리고 2차에서는 카시도코스타스에게 모두 1대 3으로 졌고, 3차에서는 강민구에게 2대2까지 가면서 접전을 펼쳤지만 승부치기에서 패하면서 3번 모두 1라운드 첫경기에서 무릎을 꿇었다.
김욱은 "승리 직후 심장이 터질 뻔했다. 1년 전만 해도 쿠드롱을 이기는 건 물론이고, 1부 투어 선수가 되리라는 것도 꿈꾸지 못했다. 1세트와 2세트를 너무 쉽게 내줘서 3세트부터 '질 때 지더라도 시원하게 치자'고 마음먹은 게 원동력"이라고 기뻐했다.
데뷔 후 처음으로 1라운드를 통과한 김욱은 64강에서 필리포스 카시도코스타스(그리스)와 다시 만난다. 지난 두번째 투어인 '하나카드 PBA 챔피언십에서 카시도코스타스와에게 1대 3으로 패한 적이 있는 김욱은 '산 넘어 산'이지만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일 것이다.
반면 이변의 주인공인 쿠드롱의 역대 경기를 보면 우승이 6번, 준우승도 6번을 차지할 정도로 PBA 최고의 선수임에는 틀림없다. 8강에서 진 경우는 3번, 16강에서 패한적은 4번이 있었다. 32강으로 가면 1번 패한 기록이 있고 64강에서는 3번 졌다. 그러나 128강에서 패한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1-22시즌에서 4개 대회 연속 우승한 쿠드롱이지만 이번 시즌에는 아직 우승을 하지 못하고 있다. 한편 벨기에 동료 에디 레펜스 역시 신기웅에게 승부치기에서 패해 벨기오 듀오의 추락이 큰 이슈가 되고 있다.
우승 후보들의 1라운드 성적을 보면 강동궁, 스페인의 다비드 마르티네스와 다비드 사파타, 조재호, 필리포스 카시도코스타스(그리스), 비롤 위마즈(투르키예)등이 모두 3대 0으로 승리해 2라운드 64강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