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의식 잃은 바르가 위해 ‘극장골’로 16강 불씨 살렸다…주장 소보슬라이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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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의식 잃은 바르가 위해 ‘극장골’로 16강 불씨 살렸다…주장 소보슬라이의 눈물
  • 김예슬 기자
  • 승인 2024.06.24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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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 잃은 ‘헝가리 바르가’ 수술 후 상태, 극장골 터뜨린 동료들은 ‘19번’ 유니폼을 들어올렸다

[FT스포츠] 스코틀랜드 골키퍼와의 충돌로 의식을 잃고 쓰러진 헝가리 공격수 바르나바스 바르가(페렌츠바로시 TC)가 다행히 의식을 되찾았다.

헝가리는 2024년 6월 24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독일 슈투트가르트에 위치한 슈투트가르트 아레나에서 스코틀랜드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4 A조 최종전을 치렀다. 경기 도중 심각한 부상으로 의식을 잃은 동료 바르가를 그라운드 밖으로 내보낸 헝가리는 극적인 라스트 미닛 골로 값진 1-0 승리를 거뒀다.

이날 선발 출전한 헝가리의 공격수 바르가는 후반 23분 스코틀랜드 골키퍼 앵거스 건(노리치 시티)과 공중볼을 다투던 중 강하게 충돌해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땅에 머리를 박는 듯한 모습이 목격된 직후 바르가는 움직이지 못했고, 손을 들고 굳어진 채로 의식을 잃었다. 주장 도미닉 소보슬라이(리버풀)를 비롯한 헝가리 선수들은 의료진 투입을 요청하기 위해 고함을 지르며 바르가를 감쌌다. 급하게 투입된 의료진은 약 7분 동안 경기장 안에서 응급치료에 나섰다. 이 시간 동안 헝가리의 동료 선수들은 바르가를 담요로 둘러싸 보호했다.

유럽 현지 매체들은 "바르가를 가리기 위해 경기장 안에는 간이 커튼까지 동원됐다"라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아일랜드 언론 디 아이리시 선(The Irish Sun)은 "소보슬라이를 포함한 몇몇 헝가리 선수들은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라고 보도했다. 디 아이리시 선은 "주장 소보슬라이는 바르가를 들것으로 옮기는 걸 돕기도 했다"라고 부연했다.

들것에 실려 나간 바르가는 빠르게 구급차로 이송됐다. 헝가리는 바르가 대신 K리그1 울산 HD의 공격수 마틴 아담을 투입했다. 이후 헝가리와 스코틀랜드의 최종전은 아무런 득점 없이 0-0 무승부로 끝나는 듯했지만 헝가리의 선수단은 의식을 잃고 경기장을 떠난 바르가를 위해 후반 추가시간 10분에 극장골을 터뜨렸다. 스코틀랜드의 세트피스 공격을 막아낸 헝가리는 역습에 나섰고, 롤란드 살라이(프라이부르크)의 컷백을 케빈 초보스(우위페쉬트)가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하며 골망을 흔들었다.

헝가리의 선수들은 함께 만든 첫 승리를 자축하면서 바르가의 유니폼을 들어 올려 동료의 쾌유를 기원했다. 지난 15일 스위스에 패(1-3)하고 20일 독일에 패(0-2)한 헝가리는 이번 승리로 승점 3점을 얻어 A조 3위에 올라서면서 16강 진출의 실낱같은 희망의 불씨도 살렸다. 이번 유로 2024 대회에서는 6개 조 1·2위 팀 이외에 조 3위 팀 가운데 상위 4개 팀에게도 추가로 16강 진출 기회가 부여된다. 헝가리의 16강 진출 여부는 다른 조 결과에 달렸다.

헝가리축구협회는 경기 직후 "바르가의 상태가 안정적"이라는 성명문을 냈다. 공식 채널에서 헝가리 축구협회는 "바르가가 수술을 받고 의식을 회복했다"라고 밝혔다. 협회는 "바르가가 경기 중 상대 선수와의 충돌로 여러 군데 안와골절을 당했다. 뇌진탕 증세도 확인됐다"라고 상황을 알렸다. 이어 협회는 "바르가는 현재 슈투트가르트의 병원에 입원해 밤을 보내고 있다. 헝가리 팀 전체가 바르가를 응원한다"라고 전했다.

경기가 끝난 뒤 마르코 로시 헝가리 대표팀 감독은 "그 순간엔 바로 깨닫지 못했다"라며 입을 열었다. 로시 감독은 "그러다가 우리 선수들이 의무진을 부르는 걸 보고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정말 모두가 걱정했다"라고 회상했다. 로시 감독은 "그라운드를 떠날 때 바르가는 이미 의식을 회복했다"라면서 "괜찮을 거라 생각했다"라고 덧붙였다. "정말 다행"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린 로시 감독은 "물론 남은 유로 대회 출전이 어려울 수도 있지만 가장 중요한 건 바르가가 건강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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