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었던 박혜정이 일냈다” 올림픽 여자 최중량급 은메달…한국 신기록 경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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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었던 박혜정이 일냈다” 올림픽 여자 최중량급 은메달…한국 신기록 경신
  • 김예슬 기자
  • 승인 2024.08.11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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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장미란’ 박혜정, 하늘에 계신 어머니와 함께 든 ‘올림픽 은메달’

[FT스포츠] ‘포스트 장미란’ 박혜정(고양시청)이 자신의 생애 첫 올림픽에서 한국 신기록을 세우며 값진 은메달을 수확했다.

2024년 8월 11일(이하 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 6에서는 2024 파리 올림픽 역도 여자 81㎏ 이상급 경기가 열렸다. 이날 박혜정은 인상 131㎏, 용상 168㎏, 합계 299㎏을 들어 올리며 2위에 올랐다. 자신이 보유한 합계 한국 기록(종전 296㎏)을 경신한 박혜정은 합계 309㎏을 기록한 ‘세계 최강’ 리원원(중국)은 넘지 못했지만, 3위 에밀리 캠벨(영국)을 제치고 값진 은메달을 따냈다.

바벨을 머리 위로 한 번에 드는 인상에서부터 박혜정은 개인의 최고 기록이자 한국 신기록을 세우며 돌풍을 예고했다. 1차 123㎏, 2차 127㎏을 가뿐히 들어 올린 뒤 3차 시기에서 개인 최고 기록보다 1㎏ 더 무거운 131㎏에 도전한 박혜정은 한국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바벨을 가슴에 얹었다가 머리 위로 드는 용상은 박혜정이 인상보다 더 잘하는 종목으로, 이 체급 용상 한국 기록(170㎏) 역시 박혜정이 보유하고 있다. 1차 시기 163㎏을 가뿐히 들며 메달권에 진입한 박혜정은 2차 시기에 168㎏을 드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리원원이 2차 시기 173㎏에 성공하면서 박혜정과의 격차를 10㎏으로 벌렸다. 이 차이를 인정한 박혜정은 마지막 시기에 개인 최고 173㎏에 도전했으나 결국 바벨을 떨어뜨렸다.

2003년생으로 올해 만 21세인 박혜정은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제2의 장미란’이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장미란 현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의 뒤를 이어 최중량급 에이스로 자리 잡은 박혜정은 지난 2023년 9월 한국 역도 역사상 최초로 세계역도선수권에서 인상 124㎏, 용상 165㎏으로 합계 289㎏을 들어 올리며 3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3관왕은 현역 시절 세계역도선수권에서 4차례(2005~2007, 2009) 우승했던 장미란 차관도 써보지 못한 기록이다.

2023년 10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여자 87㎏ 이상급 금메달을 목에 걸며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장미란 차관 이후 최초의 기록을 썼던 박혜정은 이번 대회에서도 장미란 차관의 뒤를 이어 12년 만에 한국 여자 최중량급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됐다. 앞서 장미란 차관은 현역 시절 2004 아테네 대회에서 은메달을, 2008 베이징 대회에서 금메달을, 2012 런던 대회에서 동메달을 따냈다.

한편 박혜정에게 이번 파리 올림픽은 어머니를 위한 대회였다. 올해 4월 박혜정의 어머니는 암 투병 끝에 영면에 들었다. 어머니의 장례를 치른 직후 박혜정은 태국으로 날아가 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대회에 참가했다. 모친상의 아픔을 누르고 시련 속에서 파리행을 확정 지은 박혜정은 꿈의 무대 올림픽에서 뜻깊은 은메달을 번쩍 들어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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