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대 감독 1순위, 홍명보 아니었다! “바그너에 밀렸는데”…다시 터진 특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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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대 감독 1순위, 홍명보 아니었다! “바그너에 밀렸는데”…다시 터진 특혜 논란
  • 김예슬 기자
  • 승인 2024.11.21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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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윤리센터, “홍명보 7표→바그너 8표”...전력강화위원회 10차 회의록 내용 공개

[FT스포츠] 한국 축구대표팀 사령탑 선임 과정에서 홍명보 감독이 1순위가 아니었다는 대한축구협회(KFA)의 회의록이 공개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24년 11월 8일 스포츠윤리센터 심의위원회는 정몽규 축구협회장, 김정배 상근부회장, 이임생 이사 등에 대해 직무 태만, 권한 남용 등으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징계를 요청했다. 21일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이 결정문에는 “6월 21일 10차 전강위 회의에서 바그너가 8표, 홍명보 감독이 7표를 받았다”라는 내용이 담겼다.

스포츠윤리센터 심의위원회는 결정문에서 “축구협회가 제출한 10차 전강위 회의 자료를 보면 홍명보 감독은 바그너와 함께 7명의 위원으로부터 추천을 받아 공동 1순위인 것으로 나온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회의 자료엔 전강위원 A가 헤수스 카사스와 바그너를 추천하지 않을 것으로 표기돼 있으나, 위원들의 발언이 정리된 회의록을 살펴보면 A위원은 ‘B위원이 추천한 3명에 더하여 카사스와 다른 외국인 후보자 1명까지 추천한다’고 발언한 것으로 확인된다”라고 덧붙였다.

B위원이 추천한 3명의 지도자는 홍명보 감독과 다비드 바그너, 거스 포옛으로 알려졌다. 스포츠윤리센터는 또 “해당 위원으로부터 의견을 청취한 결과 사실로 확인된다”라며 “즉 바그너가 8명의 위원으로부터 추천을 받아 단독으로 1순위, 홍명보 감독은 7명의 위원으로부터 추천을 받아 2순위로 파악됐다”라고 전했다.

앞서 바그너는 “연봉과 국내 상주에 대해서도 문제가 없다”라며 한국 대표팀 감독직에 대한 남다른 열정을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직접 준비한 PPT를 통해 바그너는 어떠한 축구를 구사할 것인지, 훈련 프로그램을 어떻게 짤 것인지, 한국 축구팀의 문제가 무엇인지 등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게임 모델과 훈련 모델 영상까지 제시하며 자신을 어필한 바그너는 미팅 이후 답변이 오기만을 기다렸으나 연락 대신 홍명보 감독의 내정 소식을 전달받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만일 홍명보 감독이 가장 많은 추천을 받지 않았음에도 1순위 후보로 정해진 거라면, 이임생 기술총괄이사가 홍명보 감독의 집 앞까지 찾아가 면담을 가지고 그 자리에서 감독직을 제안한 것에 대한 선임 ‘특혜’ 논란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앞서 홍명보 감독은 지난 9월 국회 현안 질의에 출석해 “나는 내가 1순위라고 해서 대표팀 감독직을 수락했다. 2순위나 3순위었다면 맡지 않았을 것”이라 발언하기도 했다.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에 있어 가장 큰 문제가 된 요점은 한국 사령탑 선임 업무를 이끌던 정해성 전 전력강화위원장이 올해 6월 사임한 뒤, 관련 권한이 없는 이임생 이사가 감독 후보자들을 면접하고 최종 후보를 추천했다는 부분이었다. 대한축구협회는 이와 관련해 “이임생 이사는 정해성 전 위원장이 정해놓은 순위에 따라 감독 후보자들을 면담하고 협상하는 후속 업무를 이어받은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그러면서 “홍명보 감독은 정해성 위원장이 정한 후보자 순위에서도 1순위었으니 문제될 게 없다”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축구협회는 정해성 전 위원장이 사임하기 직전 열렸던 제10차 전력강화위원회에서 홍명보 감독이 바그너와 함께 7표로 공동 최다 추천을 받은 내용이 담긴 회의록도 공개해 주장을 뒷받침했다. 한편 스포츠윤리센터의 판단에 대해서는 “해당 결정문이 협회에 접수가 되지 않아 내용을 내부적으로 검토할 시간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다만 홍명보 감독이 바그너보다 적은 표의 추천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홍 감독을 1순위 후보로 정한 게 절차적 문제가 된다고 보긴 어려운 상황이다. 위원들이 10차 전강위 회의를 통해 후보자들을 추천한 건 최종 후보군에 들어갈 지도자를 추리기 위함이었기 때문인데, 출석 위원 전원은 그중 최종 우선 순위를 정해성 전 위원장이 정하는 데 동의했다.

이 가운데 스포츠윤리센터 조사에서는 정해성 위원장의 사임 상황을 두고 정몽규 회장과 정 전 위원장의 진술이 엇갈린 것으로 드러났다. 정해성 전 위원장은 10차 전강위 회의 후 외국인 후보자 2명과 화상 면접을 가진 뒤, 6월 27일 정몽규 회장을 찾아 면접 결과와 함께 ‘홍명보-바그너-포옛’ 순으로 우선순위를 정한 감독 후보자 명단을 보고했다.

그런데 정해성 전 위원장은 바로 다음 날 일신상의 이유로 협회 측에 사의를 표명했다. 윤리센터에 제출한 답변 자료에서 협회는 “정몽규 회장이 정 전 위원장에게 ‘화상 면접만으로 정하지 말고, 최종 감독 후보자 3명 모두를 대면 면담한 결과를 토대로 최종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 절차적으로 합리적이다’라는 피드백을 줬다”라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정해성 전 위원장은 윤리센터에 “정몽규 회장으로부터 외국인 후보자들을 만나보라는 말은 들었으나, 홍명보 감독을 면접해 보라는 말을 들은 사실은 없다”라고 진술했다. 홍명보 감독을 1순위로 정한 자신의 결정을 정몽규 회장이 거부했다고 받아들인 정해성 전 위원장은 이에 실망감을 느낀 데다 건강 문제까지 겹치면서 전력강화위원장직을 사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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