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스포츠] 울산 HD 팬들이 걸개를 걸고 한국 대표팀 차기 사령탑으로 내정된 홍명보 감독과 대한축구협회(KFA)를 향한 분노를 쏟아냈다.
2024년 7월 10일 울산에 위치한 문수축구경기장에서는 울산과 광주FC의 하나은행 K리그1 2024 22라운드가 펼쳐졌다. 홍명보 감독과의 결별이 확정된 울산은 이날 광주에 0-1 패했다. 울산은 최근 리그 3경기에서 1무 2패를 기록 중이다. 3경기 연속 무승으로 선두 탈환에 실패한 울산은 리그 3위(승점 39)에 머물렀다. 울산을 잡은 광주는 승점 3점과 함께 지난 21라운드 강원전의 패배를 털어냈다.
울산 팬들은 이날 킥오프 전, 홍명보 감독과 대한축구협회를 비판하는 걸개들을 내걸었다. 걸개에는 ‘우리가 본 감독 중 최악’, ‘거짓말쟁이 런명보’, ‘축협 위한 MB의통 큰 수락’, ‘아마노 홍’, ‘Where is 의리?’, ‘명청한 행보’, ‘피노키홍’ 등의 내용이 담겼고 일부 걸개에는 ‘KFA의 명복을 빕니다’, ‘정말 몽청한 규정’, ‘이런 임파서블한 생각 OUT’ 등 축구협회를 비난하는 문구도 포함됐다.
또 다른 걸개에 ‘용기 있는 박주호’, ‘주저하지 말고 호기롭게 나아가’라고 적은 울산 팬들은 유튜브를 통해 이번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을 고발한 박주호에게 응원을 전했다. 울산까지 원정을 온 광주 팬들도 ‘정몽규 나가’ 등의 걸개를 꺼내 축구협회의 행정력을 꼬집었다. 장내 아나운서가 경기 시작 전 홍명보 감독의 이름을 호명하자 객석에서는 커다란 야유가 흘러나오기도 했다.
1969년생으로 올해 나이 만 55세인 홍명보 감독은 2021년 울산의 지휘봉을 잡고, 지난 2시즌 동안 울산을 정상에 올려놨다. 이번 시즌에도 리그 3연패에 도전 중이었던 울산은 홍명보 감독과 갑작스러운 결별을 맞게 됐다. 홍명보 감독은 앞선 6월 30일 포항과의 리그 20라운드 원정 경기를 앞두고 진행된 컨퍼런스에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을 뽑을 때까지의 전체적인 과정과 그 뒤에 일어났던 일을 생각해 보면 과연 협회가 얼마나 학습된 상태인지 묻고 싶다”라며 협회를 향한 작심 비판을 던졌다. 또 “협회가 나보다 더 경험 많고 경력과 성과가 뛰어난 분을 데리고 오면 내 이름은 자연스레 나오지 않을 것”이라며 자신이 대표팀 차기 감독 후보로 오르내리는 것을 두고 거절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7일 홍명보 감독의 대표팀 사령탑 내정 소식이 전해졌다. 8일 오전에 진행된 브리핑에서는 이임생 기술본부 총괄이사가 “지난 5일 직접 홍명보 감독을 찾아가 설득했고 다음 날 바로 수락 의사를 받았다”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내정 사실이 알려진 뒤 침묵을 지키던 홍명보 감독은 광주전에 앞서 기자들 앞에 섰다. 생각이 바뀐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은 홍명보 감독은 “내 안의 무언가가 나오기 시작했다”라고 답했다. 홍명보 감독은 “다시 도전해 보고 싶다는 강한 승리욕이 생겼다. 팀을 정말 새롭게 만들어서, 정말 강한 팀으로 만들어서 도전하고픈 생각이 들었다”라고 이야기했다. 홍 감독은 특히 “나는 나를 버렸다. 난 없다”라며 “이제 내게는 대한민국 축구밖에 없다. 이렇게 내 마음을 바꾸게 됐다”라고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