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스포츠]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잔디 상태에 한숨을 내쉬었던 제시 린가드(FC서울)가 국정감사 참고인으로 채택됐다.
2024년 10월 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오는 15일 열리는 서울시 국정감사를 앞두고 참고인으로 린가드를 채택했다. 이와 관련해 8일 FC서울 측은 “린가드가 국정감사 참고인으로 채택돼 공문을 보내겠다는 연락을 받은 건 사실이다”라고 밝혔다.
린가드를 참고인으로 신청한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 문제를 지적했던 린가드의 의견을 듣겠다”라고 말했다. 위성곤 의원은 “서울시가 수익을 많이 내고도 축구장 관리에는 손을 놓고 있다”라는 지적을 더했다.
최근 국내 주요 축구 경기장은 그라운드를 뛰는 선수들 사이에서 비판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그중 FC서울의 홈구장인 서울월드컵경기장은 지난달 5일 한국과 팔레스타인의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당시 한국 축구 대표팀 주장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의 지적으로 화두에 올랐다. 팔레스타인과의 경기를 무승부로 마친 손흥민은 “잔디 상태는 경기력과 직결되는 문제”라며 “개선이 필요하다”라고 토로했다.
지난 29일에는 서울의 주장 린가드가 잔디 관리에 대한 안타까움을 내비쳤다. 상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FC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4 32라운드 홈 경기를 1-0 승리로 마친 뒤 인터뷰에 응한 린가드는 경기장 잔디 상태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고개를 저으며 얼굴을 찌푸렸다.
이날 시즌 첫 도움을 올린 린가드는 “잔디가 심각하다. 사실 훈련장 상태도 굉장히 안 좋고 경기장 상태도 매우 좋지 않다”라며 입을 뗐다. 린가드는 “프리미어리그에서는 볼이 잘 올 거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내가 볼을 잘 잡아야 된다는 생각을 할 필요가 없었다”라며 잉글랜드에서 뛰었던 경기장을 떠올렸다.
린가드는 “하지만 여기선 다음 플레이를 생각하기 전에 ‘볼부터 잡아야 한다’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컨디션이다. 좋은 퀄리티가 나올 수가 없는 환경”이라고 털어놨다. 린가드는 “선수들끼리는 ‘서로 핑계 대지 말자’라고 하지만 환경 자체는 굉장히 실망스럽다”라고 이야기했다.
이날 경기를 지켜본 서울의 김기동 감독도 “팬들에게 인사하러 그라운드에 들어갔다가 깜짝 놀랐다”라며 잔디의 심각한 상태를 꼬집었다. 김기동 감독은 “선수들이 안 다친 게 다행”이라며 “환경이 열악해 좋은 퀄리티의 경기가 나오기 힘들었다. 팬들에게 좋은 경기를 보여야 하는데, 정말 아쉬울 따름”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시설공단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들어 지난 8월 말까지 시설공단이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 관리에 지출한 금액은 총 2억 5,327만 원으로 파악됐다. 축구 경기와 콘서트 대관, 각종 행사에 따른 주차요금 등으로 올 8월까지 거둬들인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수입이 총 82억 550만 원인 것 대비, 잔디 관리에는 적은 금액이 투자된 셈이다.
심각한 잔디 문제로 10월 A매치 장소도 변경됐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오는 15일 이라크와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4차전 홈 경기를 서울월드컵경기장이 아닌,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