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스포츠] 대회 사상 최초 야외 이벤트로 준비된 2024 파리 올림픽 개막식에서 우리나라를 북한으로 소개하는 촌극이 빚어졌다.
2024년 7월 27일 오전 2시 30분(이하 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센강 일대에서는 2024 파리 올림픽 개막식이 펼쳐졌다. ‘완전히 개방된 대회(Games Wide Open)’라는 슬로건에 맞게 이날 개막식은 올림픽 128년 역사상 최초로 스타디움이 아닌 야외에서 진행됐다.
강에서 펼쳐진 이번 개회식에서 각국 선수단은 경기장으로 걸어 들어오는 대신 배를 타고 센강을 따라 입장했다. 이날 비가 내리는 가운데 각국 7,000명의 선수를 실은 총 94척의 배는 파리 식물원 인근 오스테를리츠 다리에서 출발해 파리 명소를 두루 지나 에펠탑 근처 트로카데로 광장까지 약 6㎞ 구간을 가로질렀다.
한국 선수단을 태운 배는 206개 출전국 중 48번째로 입장했다. 한국 국가명은 프랑스어로 ‘Corée’이기 때문에 그 순서에 따랐다. 우리나라 배에는 선수단 및 관계자 50여명이 탔다. ‘Republic of Korea’라는 깃발과 대형 태극기가 나부끼자 관중들이 환호했고 기수 우상혁(육상 높이뛰기)과 김서영(수영) 등 한국 선수단은 이에 화답했다.
어처구니 없는 실수는 한국 선수단을 소개하는 시점 발생했다. 장내 아나운서가 프랑스어와 영어로 각각 “République populaire démocratique de Coré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라고 소개한 것. 이는 북한을 뜻하는 말로, 올바른 대한민국의 명칭은 ‘République de Corée’와 ‘Republic of Korea’다.
이후 153번째로 입장한 북한의 국가 이름은 제대로 불렸다. 결과적으로 이날 올림픽에서는 대한민국 선수단 없이 북한 선수단만 두 번 입장한 꼴이 됐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해당 사태와 관련해 파리올림픽조직위원회에 유감을 표하며 재발 방지를 요청했다. 문체부는 “현지에서 장미란 2차관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토마스 바흐 위원장에게 면담을 요청했다”라며 “정부 차원에서 프랑스 측에 강력한 항의 의견을 전달할 것을 외교부에 요청했다”라고 전했다. 문체부에 따르면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은 종강선 선수단장에게 IOC와 파리올림픽조직위원회를 상대로 조속하게 대응해 줄 것을 당부했다. 국가올림픽위원회(NOC)인 대한체육회도 한국 선수단이 잘못 소개된 즉시 조직위원회에 재발 방지를 요청했다. 선수단장 명의의 공식 항의서한도 발송하기로 했다.
결국 IOC는 27일 소셜 미디어를 통해 장내 아나운서가 한국 선수단을 북한 선수단으로 잘못 소개한 것에 대해 사과했다. X(구 트위터) 한국어 계정을 통해 IOC는 “개회식 중계 중 대한민국 선수단 소개 시 발생한 실수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라고 적었다. 다만 영문으로 운영되는 IOC 공식 SNS 계정에는 그 어떤 사과문도 올라오지 않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