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스포츠] 대한축구협회(KFA)가 오는 9월 열리는 팔레스타인전을 앞두고 레드석(홈팀 응원석) 가격을 올린 가운데, 티켓 인상 근거로 제시한 규정이 아시아축구연맹(AFC)에는 없는 것으로 파악돼 거짓말 논란이 일고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2024년 8월 20일 인스타그램 공식 계정을 통해 오는 9월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국가대표팀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팔레스타인전 티켓 판매를 공지했다. 협회는 21일 PlayKFA VIP 회원을 대상으로 선예매를, 22일 일반 회원을 대상으로 일반 예매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올해 3월 태국전과 6월 중국전 당시 35,000원이었던 레드석의 입장권 가격이 5만 원으로 크게 올라 의혹이 불거졌다. 별다른 설명 없이 가격이 오르자 일부 축구 팬들은 “대표팀의 전 사령탑인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위약금을 물어주기 위해 레드석 가격을 인상한 게 아니냐”라는 추측까지 내세우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대한축구협회 측은 이와 관련해 “아시아축구연맹의 홈-원정 응원석 차별금지 가이드라인에 따라 원정석 가격과 동일한 5만 원으로 조정했다”라는 입장을 내놨다. 월드컵 최종예선의 경우 국내 주관 경기가 아니라 AFC 주관 경기이기 때문에 AFC 가이드라인을 따라 레드석 가격을 원정 응원석(2등석B)과 동일한 5만 원으로 인상했다는 설명이다. AFC 규정을 언급한 협회는 레드석 가격 인상 배경에 대해 “전체적으로 대표팀 가치가 계속 오르면서 티켓 가격이 오르고 있다”라고 부연했다.
하지만 아시아축구연맹에는 해당 규정이 없는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AFC 홈페이지에 게재된 경쟁 규정(COMPETITION REGULATIONS) 내 ‘2026 북중미 월드컵으로 향하는 길, 마케팅&미디어 규정(AFC Asian Qualifiers - Road to 26 Marketing & Media Regulations)’에 따르면 “원정석 가격과 홈팀 응원석 가격을 동일하게 설정해야 한다”라는 내용은 없다.
아시아축구연맹 홈페이지에 게시된 규정에는 “경기장 좌석 섹션을 VIP, Zone A, Zone B 3개로 구분해야 한다”라는 내용과 “아시아축구연맹에 무료 티켓을 제공해야 한다” 등의 내용만이 명시됐다. 티켓 관련 규정이 자세히 서술돼 있는 섹션 3에도 주최 기관이 지켜야 할 항목에 대해 다루고 있을 뿐, “홈팀 응원석 가격과 원정석의 가격이 동일해야 한다”라는 규정은 없다. 티켓 판매와 관련한 규정에서도 관련 규정은 찾아볼 수 없었다.
AFC 규정에는 오히려 “홈팀 응원석과 원정석은 상업적 제휴사 대상이 아니다(Not for commercial affiliates)”라는 내용이 담겼다. 만일 아시아축구연맹 티켓 구역 규정에 따라 홈팀 응원석과 원정석을 ‘Zone B’라고 하더라도 ‘골대 뒤 또는 핵심 팬 구역을 제외한 모든 곳(except behind the goals or in the core fan areas)’이라는 조항이 있기 때문에 응원석은 상업적 규제를 받을 수 없다. 한편 대한축구협회는 티켓 가격이 인상된 사실을 확인한 국내 축구 팬들이 댓글로 의문을 제기하자 해당 게시물에 대한 댓글 기능을 제한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