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스포츠] 에릭 텐 하흐 감독의 후임으로 유력해 보였던 토마스 투헬 감독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제안을 거절했다.
2024년 6월 9일(이하 현지시간) 유럽축구 이적시장에 정통한 파브리지오 로마노 기자는 "토마스 투헬 감독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맡을 계획이 없다"라는 독점 기사를 내놨다. 로마노 기자는 "투헬 감독은 올여름 어느 팀도 맡지 않고 오로지 휴식을 가지길 원한다"라며 "투헬 감독은 최근 몇 주 동안 맨유와 많은 대화를 나눴지만 더 이상 대화를 계속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라고 덧붙였다.
로마노 기자의 독점 기사가 나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다른 복수 매체들도 "토마스 투헬 감독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감독직 제안을 거절했다"라고 잇따른 보도를 쏟아냈다. 영국 BBC는 "텐 하흐 감독의 경질이 결정될 경우 검토 중인 차기 사령탑 후보 가운데 하나였던 투헬 감독이 여기서 물러났다"라고 보도했다. BBC는 "텐 하흐 감독의 미래는 아직 미지수로 남았고, 맨유의 다음 시즌 계획 또한 여전히 결론이 나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앞서 이날 독일을 비롯한 유럽 현지에서는 "토마스 투헬 감독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측과 만났다"라는 소식이 확산됐다. 독일 빌트(Bild)의 크리스티안 폴크 기자는 "맨유의 짐 랫클리프 공동 구단주는 지난 화요일 모나코에서는 투헬 감독을 만났다"라고 알렸다.
폴크 기자는 "랫클리프 구단주와의 만남에서 투헬 감독은 제이든 산초와 메이슨 마운트 등 맨유가 현재 가지고 있는 문제들을 지적하며 이들을 정상 궤도로 되돌릴 수 있는 방법을 설명했다"라고 말했다. 이날 랫클리프 공동 구단주를 만난 투헬 감독은 안토니오 뤼디거(레알 마드리드)를 예시로 들면서 "나는 이미 큰 잠재력을 가진 선수들에게서 최고의 성적을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라고 강조했다.
같은 날 디 애슬레틱(The Athletic)은 "맨유는 48시간 동안 투헬 감독과 진지하게 협상을 진행했음에도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라고 전했다. 영국 타임스(The Times)도 관련 보도에 나섰다. 타임스는 "투헬 감독은 맨유가 텐 하흐 감독을 경질하더라도 자신을 선임하지 않을 것이라 판단했다"라고 투헬 감독이 맨유를 거절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타임스는 "결국 투헬 감독은 랫클리프 구단주와의 대화를 끝내고 휴식을 결정했다"라고 부연했다.
1973년생으로 올해 50세인 토마스 투헬(Thomas Tuchel) 감독은 1979년 TSV 크룸바흐 유스팀에 입단했다. 고질적인 무릎 연골 부상 탓에 짧은 선수 시절을 보낸 투헬 감독은 1998년 현역에서 은퇴했고, 2년 후인 2000년 슈투트가르트의 15세 이하 유스팀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투헬 감독은 현역 시절 자신의 친정팀이었던 아우크스부르크 유스팀을 맡아 구단의 유소년 육성 프로젝트를 책임졌다.
클럽의 유스팀에서 지도자에 도전한 투헬 감독은 2007년 아우크스부르크 2군을 시작으로 마인츠 05,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파리 생제르맹, 첼시의 지휘봉을 연달아 잡았다. 자신이 거쳐간 팀들에게 많은 우승컵을 안겨준 투헬 감독은 지난 2022년 9월 첼시에서 경질됐다. 2023년 3월 바이에른 뮌헨에 시즌 중도 부임한 투헬 감독은 첫 시즌, 다소 불안한 경기력과 성적을 이어간 끝에 분데스리가 우승을 겨우 이뤄냈다. 하지만 2023-24시즌 뮌헨은 2012년 이후 12년 만에 무관의 불명예를 안았고 결국 부임 1년 만에 뮌헨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