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스포츠] 북한 선수단이 우승 후보로 꼽히던 일본을 꺾고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최대 이변으로 남을 만한 경기를 만들었다.
2024년 7월 27일(이하 현지시간) 프랑스 사우스 파리 아레나 4에서는 북한 리정식-김금용 조(랭킹 없음)와 하리모토 도모카즈-하야타 히나 조(2위)의 파리 올림픽 탁구 혼합복식 16강전이 펼쳐졌다. 북한 선수단의 이번 대회 첫 경기였던 이날 16강전에서 리정식-김금용 조는 일본 선수들을 4-1(11-5 7-11 11-4 15-13 12-10)로 제압했다.
북한에 무릎을 꿇은 하리모토-하야타 조는 앞서 중국의 왕추친-쑨잉사 조와 더불어 이번 대회 우승 후보로 꼽혔다. 하리모토-하야타 조는 올림픽 직전 한국의 임종훈-신유빈 조를 제치고 국제탁구연맹(ITFF) 세계 랭킹 2위에 올랐다. 이 결과로 세계 랭킹 3위로 떨어진 임종훈-신유빈 조는 3번 시드를 받아 세계 1위 왕추친-쑨잉사 조와 4강에서 만나게 되는 최악의 대진표를 받아들었다.
올림픽에 혼합복식이 처음 도입된 건 2021년 열린 2020 도쿄 올림픽에서다. 당시 일본은 미즈타니 준-하야타 히나 조를 앞세워 자국 탁구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따냈다. 하리모토-하야타 조는 이번에도 유력한 결승 진출 후보로 평가됐지만, 북한의 리정식-김금용 조에 무너지고 말았다. 코로나19 팬데믹을 이유로 지난 도쿄 대회에 불참했던 북한은 이번 대회를 통해 2016 리우 올림픽 이후 8년 만에 올림픽 무대로 돌아왔다.
리정식-김금용 조는 일본을 상대로 압도적인 기량을 보여줬다. 리정식의 강공을 앞세워 일본이 구질에 채 적응하기도 전에 8-1까지 점수 차를 벌린 북한은 빠르게 1게임을 가져갔다. 2-1로 앞선 채 맞은 4게임에선 4차례 듀스 혈투 끝에 게임 포인트를 챙겼다. 5게임에 접어든 리정식과 김금용은 듀스를 거쳐 매치포인트를 따냈다. 김혁봉 감독과 함께 관중석을 향해 손을 흔들며 응원에 화답한 북한의 두 선수는 이후 차분한 표정으로 경기장을 빠져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