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23시즌 PBA결산] 프로 4시즌만에 처음으로 조재호가 만든 국내선수 상금랭킹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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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23시즌 PBA결산] 프로 4시즌만에 처음으로 조재호가 만든 국내선수 상금랭킹 1위
  • 이승륜 기자
  • 승인 2023.04.21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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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A 시상식에서 정규투어 대상을 받은 조재호]
[PBA 시상식에서 정규투어 대상을 받은 조재호]

PBA는 6월에 시작해 다음해 3월에 시즌을 마친다. 벌써 4시즌이 끝났다. 그리고 처음으로 프로답게 시즌 후 PBA 시상식을 치렀다. 

점점 깊게 뿌리내리고 있는 PBA 프로당구는 2023년 6월 변화된 5번째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22-23 시즌에서 PBA는 국내선수인 조재호가 전체 상금랭킹 1위를 기록하면서 3시즌 연속 외국인 선수가 가져간 상금 1위의 자리를 드디어 가져오게 된 뜻깊은 시즌이었다. 

프로 첫 시즌이었던 19-20시즌에서 상금랭킹 1위는 스페인의 다비드 마르티네스였다. 1991년생인 마르티네스는 메디힐 PBA 챔피언십에서 엄상필을 4대 3으로 꺾고 프로 첫 우승을 달성했다. 또한 시즌 마지막 대회였던 웰뱅 PBA 챔피언십에서 두번째 우승에 도전했지만 '보미 아빠' 김병호에게 덜미를 잡히면서 준우승에 그쳤다. 초창기에는 시즌 왕중왕전인 월드챔피언십이 없었기 때문에 1억 5천 5십만원의 상금을 받은 마르티네스가 1억 2천 2십만원의 프레드릭 쿠드롱(벨기에)을 근소한 차이로 따돌리고 프로 원년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그리고 3위는 초대 챔피언인 필리포스 카시도코스타스(그리스)가 1억 2천 백 5십만원을 받아 상금랭킹 톱3가 모두 외국인 선수였다. 국내선수 중 1위는 1억 천 오십만원의 신정주로 전체 4위였다. 

19-20시즌은 7번의 투어 대회에서 모두 7명의 챔피언이 나와 1억원대의 선수들이 모두 상금랭킹 1위부터 7위까지 차지했다. 특이한 점은 강민구가 준우승 2번을 하면서 8천 백 오십만원으로 우승자들만이 누릴 수 있는 1억 클럽에 들어가지 못했지만 그래도 많은 상금을 받았다. 

두번째 시즌부터는 없던 왕중왕전이 하나 더 생겼다. 더구나 우승 상금은 무려 3억원이었다. 바로 'SK렌터카 월드챔피언십'. 투어가 모두 끝난 뒤 상금랭킹 1위부터 32위까지만 출전할 수 있는 대회다. 기대를 모았던 이 대회에서 챔피언은 무명의 다비드 사파타(스페인)였다.

단 한번도 투어 우승을 해본적이 없던 1992년생 20대 후반의 젊은 사파타는 PBA에서의 첫 우승을 월드챔피언십에서 해냈다. 사파타는 프로 원년에 준우승을 한 것이 최고 성적이었고 20-21시즌은 16강 진출이 최고였기 때문에 사파타의 우승은 그야말로 충격이었다. 결승에서 강동궁에게 5대 4, 극적인 승리를 한 사파타는 단숨에 3억원의 상금을 보태시즌 3억 6백 5십만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그리고 21-22시즌은 쿠드롱의 독무대로 끝난 시즌이었다. 쿠드롱은 4차 '크라운해태 PBA 챔피언십'을 시작으로 5차, 6차를 모두 우승했고 그 기세를 몰아 월드챔피언십까지 가져갔다. 무려 시즌 상금은 5억 6백 5십만원으로 늘어났고 2위를 차지한 사파타의 1억 5천 5백만원과 큰 차이를 보여줬다. 

어쨌든 PBA는 3년동안 외국인 선수들이 시즌 상금 1위를 차지하면서 국내 선수들은 큰 벽을 실감했다. 그러나 2021년 1월 1일 0시에 PBA 데뷔한 조재호가 PBA의 기록을 바꿔나갔다. 

조재호는 20-21시즌을 적응하는데 힘썼고 그 다음 시즌인 21-22시즌에서 준우승을 두번하면서 우승의 가능성을 높여나갔다. 21-22시즌 전체 에버리지가 1.811로 PBA에서 가장 기록이었다.

PBA 적응완료한 조재호는 결국 3번째 시즌, 그리고 본격적으로 풀타임을 뛰게 된 두번째 시즌인 22-23시즌 개막전 '경주 블루원리조트 PBA 챔피언십'에서 사파타를 4대 1로 꺾고 감격의 PBA 첫 우승에 올랐다. 개막전 128강부터 결승까지 7경기를 통해 평균 1.801의 높은 에버리지를 기록하면서 좋은 출발을 보였다. 그러나 우승 이후 바로 그 다음 대회인 2차 '하나카드 PBA 챔피언십'에서 언더독 윤성수에게 1대 3으로 패해 뜻밖의 1라운드 탈락의 고배를 마시게 된다. 

조재호는 이상하게도 22-23시즌 짝수 대회에서 1라운드 탈락을 이어간다. 2차에 이어 4차 휴온스, 6차 NH농협카드에서도 이영주, 김대진에게 모두 승부치기 패를 당하면서 홀수대회에 비해 급격한 추락을 보여줬다. 

이러한 징크스를 깬 대회가 바로 시즌 마지막 투어였던 8차 '크라운해태 PBA 챔피언십' 이었다. 사실 이 대회에서도 1라운드 128강에서 김영원에게 패할 뻔 했다. 승부치기의 악몽이 살아나는 순간이었지만 가까스로 승부치기에서 살아난 조재호는 이후 점점 좋은 경기력을 회복했다. 말 그대로 확실한 슬로우 스타터의 모습이었다.

16강 엄상필에게 3:0, 8강 비롤 위마즈(튀르키예) 3:1, 준결승 하비에르 팔라존(스페인) 4:0, 그리고 마지막 결승전 역시 접전을 예상했던 강동궁과의 경기를 4:1로 승리하면서 시즌 두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투어의 시작과 끝을 우승으로 장식한 조재호였다. 

22-23시즌 투어에서 두번 우승한 선수는 조재호 뿐이었다. 그만큼 쿠드롱의 독주도 없었고 평준화가 된 PBA에서 조재호는 국내 선수의 자존심을 지키는 동시에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리고 선수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대회인 'SK렌터카 PBA 월드챔피언십'. 우승 상금은 사파타가 우승한 첫 대회보다는 적지만 그래도 투어의 두배인 2억원이다. 

조재호는 A조에서 팔라존과 신대권, 그리고 최원준과 싸웠다. 첫경기 최원준과의 경기에서 0:3으로 일격을 얻어맞은 조재호는 심기일전한 신대권과의 두번째 경기에서 3:0으로 승리해 1승 1패를 만들었다. 그러나 3번째 경기에서 팔라존에게 2:3으로 패하면서 조재호는 위기에 빠지게 된다. 32강은 조별리그로 각 조 상위 두명만 16강에 진출한다. 3승을 기록한 팔라존은 1위를 확정지었지만 조재호를 비롯한 최원준, 신대권이 모두 1승2패를 기록하면서 2위 싸움은 세트득실로 가게 됐다. 여기서 조재호가 세트득실에서 1세트가 앞서면서 가까스로 조 2위로 16강에 진출하게 된다. 

조재호가 정말 대단한 것은 이렇게 가까스로 32강을 넘어서고 난 이후의 경기들이다. 조재호는 결승까지 오면서 만난 상대는 프레드릭 쿠드롱(벨기에), 필리포스 카시도코스타스(그리스), 하비에르 팔라존(스페인), 다비드 마르티네스(스페인)다. 디펜딩 월드챔피언 쿠드롱에게는 3:1, 카시도코스타스에게는 3:2, 32강에서 패했던 팔라존에게는 4:1, 그리고 마르티네스에게는 5:4로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조재호에게는 한시즌 3번의 우승, 그리고 시즌 우승상금 4억 2천 2백 5십만원을 가져간 행운의 주인공이었다. 아마도 당구를 시작한 이후 가장 화려한 때가 아닌가 싶다. 

수많은 대회에서 우승하고, 많은 승리를 거머쥔 조재호였지만 프로에서의 우승은 그전과 많이 다를 것이다. 처음으로 열린 PBA 시상식에서 첫 대상의 영광까지 가져간 조재호는 다른 선수들에게 부러움과 자극이 됐다. 

왜냐하면 다음 시즌을 위한 우선등록기간에 상상만 했던 일이 현실이 됐기 때문이다. 바로 쿠드롱과 함께 세계 3쿠션을 제패한 스페인의 다니엘 산체스가 PBA로 왔다. 여기에 조재호와 경기를 많이 했었던 최성원 역시 프로를 택했다. 앞으로 많은 3쿠션 선수들이 프로인 PBA로 올 것이다. 

3쿠션의 선수들이 PBA를 택하는 이유는 여러가지겠지만 지금까지 월드챔피언십에서 우승한 3명의 선수들의 활약이 본보기가 될 수 있다. 

무명의 다비드 사파타가 우승하면서 3억원의 상금을 받고 눈물을 흘린 스토리가, 쿠드롱이 4개 대회를 연속 우승하면서 화려한 시즌을 보낸 21-22시즌이, 그리고 국내선수 조재호가 3개 대회를 석권하면서 주인공이 된 22-23시즌이. 

4시즌이 지난 PBA는 매년 똑같은 경기를 보여주지 않았다. 매년 대폭발하는 빅뱅의 시즌을 보여줬고 이번에도 새로운 23-24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올 6월부터는 쿠드롱과 산체스의 경기, 그리고 조재호와 최성원의 경기를 볼 수 있다는 점이 많은 PBA 팬들을 설레게 한다.

팀리그도 '하이원리조트'가 추가되면서 9개 팀으로 늘어나 보다 많은 PBA 선수들이 참여할 수 있게 됐다. 우리가 보고 싶은 선수들이 앞으로도 계속해서 PBA에 도전할 것이다.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일 될 23-24시즌이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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