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스포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에릭 텐 하흐 감독에게 다음 시즌을 온전히 맡길 것인지에 대한 결정을 아직 내리지 못한 가운데, 차기 감독으로 유력했던 토마스 투헬 감독이 후보 목록에서 이탈했다. 텐 하흐 감독이 유임에 실패할 경우 맨유의 지휘봉을 잡게 될 또 다른 후보군에는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잉글랜드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까지 등장했다.
2024년 6월 9일(이하 현지시간) 영국을 비롯한 유럽 현지 매체들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토마스 투헬 감독과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라고 일제히 보도했다. 양측은 48시간 동안 진지하게 협상을 진행했다. 보도에 따르면 토마스 투헬 감독은 지난 화요일 프랑스 모나코에서 짐 랫클리프 맨유 공동 구단주와 만나 대화를 나눴다.
유럽축구 이적시장 전문가인 파브리지오 로마노 기자는 "토마스 투헬 감독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맡을 계획이 없다"라는 독점 기사를 내고 "투헬 감독은 올여름 어느 팀도 맡지 않고 오로지 휴식을 가지길 원한다"라고 전했다. 영국 타임스(The Times)는 "투헬 감독은 텐 하흐 감독이 경질되더라도 맨유가 자신을 선임하지 않을 거라고 판단했다"라며 "투헬 감독은 맨유와의 대화를 끝내고 결국 휴식을 결정했다"라고 첨언했다.
투헬 감독의 거절 소식이 전해지자 맨유 고위 관계자들이 검토 중이라고 알려진 또 다른 후보들도 화제에 올랐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The Athletic)은 "로베르토 데 제르비 전 브라이튼 감독은 텐 하흐 감독을 대체해 맨유의 지휘봉을 잡을 수 있는 후보 중 하나"라고 말했다.
디 애슬레틱은 "맨유의 구단 보드진 중에는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을 진지하게 고려하는 인물도 일부 있다"라고 덧붙였다. 지난 2016년부터 잉글랜드 대표팀을 지휘하고 있는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최근 유로 2024 개막을 앞두고 치른 마지막 친선 경기에서 아이슬란드에 충격패했다. 잉글랜드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4위로, 72위인 아이슬란드보다 한참 우위에 있다.
첼시의 전 사령탑인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도 맨유 차기 감독 후보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다만 영국 텔레그래프(The Telegraph)의 제임스 버트 기자는 "포체티노 감독이 맨유의 새로 부임할 가능성은 낮은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맨유가 고려 중인 또 다른 감독 후보군이 연달아 거론되자 디 애슬레틱 소속 올리버 케이 기자는 "맨유의 보드진들은 투헬 감독과의 진지한 협상을 끝내기도 전에 사우스게이트 감독이나 데 제르비 감독과 같은 대조적인 인물들을 검토했다"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그건 결국 랫플리프 구단주와 이네오스(INEOS) 측의 명확성이 심각하게 부족하다는 걸 시사한다"라고 지적했다. 케이 기자는 "텐 하흐 감독을 맨유에서 제거하는 게 그들 마음속의 유일한 확신일 것"이라 해석했다.
맨유는 이번 주 내로 텐 하흐 감독의 경질 또는 유임 여부를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영국 일간지 더 선(The Sun)의 마틴 블랙번 기자는 이같이 전하며 "짐 랫클리프 구단주는 많은 맨유 팬들이 여전히 텐 하흐 감독을 지지한다는 걸 인지하고 있다"라고 부연했다. 블랙번 기자는 "텐 하흐 감독이 클럽에 도입되고 있는 새로운 체계와 구조에서 성공할 수 있을지를 판단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한편 해외로 휴가를 떠난 텐하흐 감독은 10일 업무에 복귀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