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온스 PBA 챔피언십 결승전]누구도 예상 못한 '만년 조연' 에디 레펜스의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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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온스 PBA 챔피언십 결승전]누구도 예상 못한 '만년 조연' 에디 레펜스의 우승
  • 이승륜 기자
  • 승인 2021.11.24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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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조연이었던 에디레펜스의 깜짝 우승의 PBA
국내 최강 조재호에게 4대 1 승리
5세트 15대 0으로 우승 확정
새로운 스폰서 휴온스의 성공적인 PBA 첫 투어대회
[휴온스 PBA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에디레펜스] 출처=PBA 공식 홈페이지
[휴온스 PBA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에디레펜스] 출처=PBA 공식 홈페이지

PBA 투어는 언제나 재미있다. 왜냐면 누구나 우승후보를 예상하지만 그 예상이 언제나 틀리기 때문이다. 그만큼 PBA 투어에서 우승한다는 것은 너무나 힘들다. 그래서 우승상금이 두둑한 이유이기도 하다. PBA 우승 상금은 1억원, LPBA 우승은 2천만원이다. 

[오징어 게임같은 이번 대회에서 살아남은 사람은 여기에 없는 에디 레펜스였다]
[오징어 게임같은 이번 대회에서 살아남은 사람은 여기에 없는 에디 레펜스였다]

PBA 결승은 우승하지 못한 선수들끼리의 맞대결이었다. 첫 PBA우승에 도전하는 에디레펜스(벨기에)와 조재호가 '휴온스 챔피언십 2021' 결승전에서 만났다.

1969년생 에디레펜스는 언제나 조연이었다. 왜냐하면 주연은 벨기에 동료 '프레드릭 쿠드롱'이기 때문이다. 쿠드롱은 3쿠션 4대천왕으로 꼽힌다. 세계에서 3쿠션을 제일 잘치는 4대 천왕은 딕 야스퍼스(네덜란드), 다니엘 산체스(스페인), 토브욘 블롬달(스웨덴), 그리고 국내에서 최고의 인기를 구사하는 '드롱이 형' 프레드릭 쿠드롱(벨기에)이다. 스타일도 레펜스가 조용하고 꼼꼼한 반면 쿠드롱은 화려하고 시원시원 하다. 또한 레펜스는 경기시간이 길지만 쿠드롱은 금방 끝나는 경기가 많다. 종종 쿠드롱은 리플레이가 끝나기도 전에 샷을 해 무슨 공격을 했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레펜스는 공격 제한 시간을 거의 다 쓰고 공격한다.

[챔피언 에디레펜스가 샷을 하는 모습]
[챔피언 에디레펜스가 샷을 하는 모습]

이랬던 에디 레펜스가 조재호를 4대 1로 꺾고 '휴온스 PBA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우뚝 섰다. PBA 투어 첫 우승이었다. 이전 최고 성적은 지난 2019년 'SK렌터카 챔피언십' 4강이었다. 그 경기에서 강동궁에게 2대 3으로 석패했던 레펜스다. (이후 강동궁은 결승에서 다비드 사파타에게 승리하며 우승했다) 

사실 레펜스는 첫경기인 128강전에서 탈락할 뻔했다. 일본의 고바야시에게 승부치기 승리로 겨우 살아남은 레펜스는 이후 32강에서도 고비를 맞이했다. 32강의 상대는 팀리그 '6세트의 사나이' 엄상필이었다. 레펜스는 5세트 박빙의 승부끝에 11대 9로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이때만 해도 '운좋다'라는 평가를 받은 레펜스였다. 그러나 4강에서 신정주를 4대 3으로 승리하고 나서는 주위가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2019년 '신한금융투자 PBA 챔피언십' 우승한 신정주는 그동안 부진을 씻고 32강에서 서현민, 8강에서는 쿠드롱을 꺾었다. 신정주는 7전 4선승제로 열린 4강에서 레펜스에게 1대 3으로 뒤지다 내리 5, 6세트를 승리하면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분위기는 신정주였다. 그러나 마지막 7세트에서 레펜스는 또다시 11대 9로 승리했다. 이 승리로 레펜스는 PBA 무대 처음으로 결승에 오르게 됐다. 이 승리로 인해 우승할 수도 있겠다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 생각도 잠시 뿐이었다. 상대가 조재호였기 때문이다. 조재호는 이번대회 결승까지 32강 김현우 경기(3대 2)만 고전했을 뿐 다른 경기는 순항했다. 적수가 없었다고 할만큼 너무나 좋은 컨디션이었다. 결승에서도 대다수 조재호의 PBA 데뷔 첫 우승을 예상했을 것이다. 

[우승한 에디 레펜스가 우승컵과 상금을 받고 기뻐하는 모습] 출처=PBA 투어 공식 홈페이지
[우승한 에디 레펜스가 우승컵과 상금을 받고 기뻐하는 모습] 출처=PBA 투어 공식 홈페이지

1세트를 보는 순간 뭔가 달랐다. 1세트에서 조재호는 첫 공격에서 하이런 9점을 몰아치면서 9대 1로 앞서나갔다. 그냥 그렇게 끝나나보다 했다. 그러나 레펜스는 조재호에게 무려 11점을 치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리고 3이닝만에 15점으로 1세트를 역전했다. 만약 조재호의 흐름대로 1세트가 이어졌다면 쉽게 조재호가 우승하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비록 2세트를 조재호가 승리하면서 1대 1을 만들었지만 레펜스는 3세트와 4세트를 모두 15대 8로 승리해 세트스코어 3대 1을 만들었다. 많은 당구팬들을 놀라게 한건 5세트였다. 레펜스는 또다시 하이런 11점을 보여주면 6이닝만에 조재호를 15대 0으로 조재호의 존재를 사라지게 했다. 4대 1로 에디 레펜스가 우승하는 순간이었다. 조재호는 아쉽지만 다음 대회를 기약할 수 밖에 없었다.

[챔피언 에디레펜스(오른쪽)와 2위 조재호] 출처=PBA 공식 홈페이지
[챔피언 에디레펜스(오른쪽)와 2위 조재호] 출처=PBA 공식 홈페이지

레펜스의 결승전 에버리지는 2.188, 하이런 11점을 기록했다. 조재호는 1.367, 하이런 9점이었다. 이 우승으로 그동안 벨기에의 조연 에디레펜스는 단숨에 주연으로 올라갔다. 우승 상금 1억원과 처음으로 스폰서로 나선 '휴온스 PBA 챔피언십'에 우승자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우승한 에디레펜스가 사랑하는 연인과 포옹하는 모습] 출처=PBA 공식 홈페이지
[우승한 에디레펜스가 사랑하는 연인과 포옹하는 모습] 출처=PBA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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