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스포츠] FC서울의 ‘캡틴’ 제시 린가드(잉글랜드)가 프로축구 K리그1 5개 구단의 러브콜에도 소속팀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K리그를 총괄하는 한국프로축구연맹은 2024년 10월 16일 오후 3시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누리꿈스퀘어에서 2024시즌 K리그1 파이널라운드의 시작을 알리는 하나은행 K리그1 2024 파이널라운드 미디어데이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파이널A에 진출한 6개 구단 감독과 대표 선수들이 참석해 취재진과 사전 인터뷰를 가졌다.
마지막 5경기를 남겨둔 상황에서 김판곤 감독이 이끄는 울산 HD는 승점 61점으로 1위에 올랐다. 울산의 뒤로는 김천상무(56점)와 강원FC(55점), 포항 스틸러스(51점), FC서울(50점), 수원FC(49점)가 2위부터 6위까지 차례로 놓였다. 파이널A에 자리한 6팀은 리그 우승과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두고 맞붙을 예정이다.
이날 미디어데이에서는 6개 팀의 짧은 각오 이후 취재진의 질의가 이어졌다. 한 기자가 “현재 파이널A에 올라와 있는 팀들 중 소속 선수 한 명을 5경기동안 빌려 쓴다면 누구를 택하겠냐”라고 묻자 김은중 수원FC 감독은 “이번 시즌 서울과 경기에서 이기지 못했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김은중 감독은 “린가드를 빼오면 서울이 약해질 것 같다”라며 린가드를 지목했다.
“팬들에게 물어보겠다”라며 운을 뗀 윤정환 강원 감독도 “저희 나르샤분들과 강원도민들은 린가드를 원할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윤정환 감독은 “기대가 굉장히 컸다. 첫 경기 때 부상으로 린가드가 오지 못했다”라면서 “그 기대를 가지고 계실 것 같다. 린가드는 우리 팀에 와도 좋은 위치에서 활약할 수 있고, 강원도민의 눈을 즐겁게 해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정정용 김천 감독은 “린가드의 입대를 원한다”라고 재치있게 답했다. 정정용 감독은 “린가드에게 군대밥을 먹여봐야 한다. 구단 입장에서도 아주 좋을 것 같다”라고 부연했다.
한 시즌을 치르며 여러 포지션을 고민했다는 김기동 서울 감독은 “3선에 문제가 있었다. 김종우가 오면 좋겠다”라며 옆에 자리한 포항 스틸러스의 미드필더 김종우를 언급했다. 그러자 박태하 포항 감독은 “말씀 나온 김에 린가드와 김종우를 바꾸자”라며 트레이드를 제안했고, 김기동 감독은 “그냥 포항에 살아라”라고 받아쳐 웃음을 안겼다.
김판곤 울산 감독도 “흐름이 린가드 같다”라며 장난스레 린가드를 언급했다. 이어 김판곤 감독은 “우리는 승점 6점 차로 따라 붙고 있는 강원의 전력을 약화시켜야 하기 때문에 황문기를 빼와야 한다”라고도 했다. 김판곤 감독의 지목을 받은 황문기는 “강원에서 행복하다. 바다를 보며 강원에 남겠다. 죄송하다”라고 답했다.
감독들의 잇따른 지명에 린가드는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다”라면서도 “나는 서울에서 우승하고 싶다”라고 거절 의사를 밝혔다. 이번 시즌 서울의 우승을 바란다고 강조한 린가드는 “솔직히 말하면, FC서울은 약 5년 동안 우승권에서 많이 떨어져 있었다. 그래서 내가 서울에 올 때 ‘이 팀에서 뭔가 이룬다’는 느낌을 가져다 주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우승하는 느낌과 승리의 기분을 팀에 불어넣고 싶었다는 린가드는 “아직 찬스가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린가드는 “남은 다섯 경기를 모두 결승전처럼 임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 남은 경기에서 최선을 다해 우승을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유스 출신인 린가드는 “처음 들어갔을 때부터 팀에서 위닝 멘털리티를 강조하는 교육을 받았다. 팀에 들어가자마자 ‘이 팀은 이겨야 하는 팀이구나’라는 걸 느꼈다”라며 맨유 입단 당시를 떠올렸다. 린가드는 “그런 분위기에서 생활하다 보니 성인 팀에 가서도 우승하게 됐다”라고 이야기했다.
린가드는 “위닝 멘털리티를 서울 동료 선수들에게 많이 경험하게 해주고 싶고,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는 걸 알려주고 싶다. 이걸 알면 이기는 데에도 굉장히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김기동 감독은 린가드의 태도와 열정에 대해 “평소보다 더 열심히 한다”라며 고마움을 표했다.
린가드는 최근 영국 매체 더 타임스(The Times)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FC서울과 2년 계약한 이유는 단순히 한 시즌을 보내기 위해서가 아닌, 팀에 트로피를 안기고 내 업적을 남기기 위해서다”라고 밝혀 국내외 안팎으로 화제를 모았다. 10월 A매치 휴식기 동안 린가드는 영국에서 딸 호프를 비롯한 가족들을 만나 시간을 보낼 수 있었지만 “먼 거리를 이동하는 만큼 강원과의 파이널라운드 첫 경기에서 45분 이상 뛰지 못할 것”이라는 김기동 감독의 말에 휴가 대신 재활과 컨디션 조절을 택했다.
한편 서울은 오는 20일 오후 3시 강릉종합운동장으로 원정을 떠나 강원과의 리그 34라운드이자 파이널 라운드 첫 경기를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