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올림픽을 보다보면 '컬링'만큼 독특한 경기가 없다. 마치 바둑이나 체스의 수싸움, 당구의 원리, 그리고 청소하듯 빗자루로 얼음을 쓸어내는 모습은 뭔가 집중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비록 아이스하키나 쇼트트랙, 스피드 스케이팅과 같은 몸싸움이나 빠른 스피드는 느낄 수 없지만 경기 내내 묘한 긴장감이 넘쳐 흐른다.
우리나라 컬링은 2018 평창올림픽 여자 컬링에서 "영미! 영미!"를 외치며 은메달을 안겨준 기분좋은 종목이기도 하다. 이번 올림픽에서 대한민국은 9번의 풀리그 경기에서 4승5패를 기록해 4강 진출에 실패하면서 공동 6위로 마무리했다.
대신 이번 2022 베이징 올림픽 여자 컬링 금메달 결정전에서는 영국이 일본에게 10-3으로 승리하면서 올림픽 챔피언에 올랐다. 영국과 일본은 4년전 평창올림픽 동메달 결정전에서 만났는데, 당시에는 일본이 5-3으로 영국을 물리치며 동메달을 차지했다. 4년 뒤 다시 만난 재대결에서 영국이 설욕에 성공하면서 금메달이 없던 영국에 첫 금메달을 안겨주게 됐다.
영국 여자 컬링은 2002년 솔트레이크 시티 동계올림픽에서 우승한 이후 20년 만에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했다. 일본은 은메달을 차지하면서 2018 평창올림픽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이후 2연속 메달 사냥에 성공했다. 동메달은 스웨덴이 스위스를 9-7로 꺾어 3위에 올랐다. 스웨덴은 2018 평창올림픽 결승에서 대한민국의 팀 킴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던 팀이다. 이번에도 팀 킴의 풀리그 마지막 예선에서 뼈아픈 패배의 상처를 남겼다.
남자 컬링에서는 결승전 사상 처음으로 연장까지 승부가 이어졌다. 연장 접전 끝에 스웨덴이 영국에 5:4로 승리하고 올림픽 챔피언의 자리에 올랐다. 영국은 남녀 컬링 동반 우승을 노렸지만 아쉽게도 1점차 패배로 은메달을 차지했다.
2018 평창올림픽 은메달의 스웨덴은 영국과 마지막 10엔드까지 4-4로 승부를 가리지 못해 연장전에 돌입했다. 올림픽 남자 컬링 결승전에서 연장으로 승부가 이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스웨덴은 치열한 접전 끝에 5-4로 승리해 2018 평창올림픽에서 준우승에 그쳤던 설움을 떨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스웨덴의 스킵 니클라스 에딘은 앞선 동계 올림픽 출전에서 4위, 동메달, 은메달이라는 성적표를 받았고, 이번 베이징에서 마침내 정상에 오르는 감격을 누리게 됐다. 에딘은 컬링 선수 사상 두 번째로 3개의 올림픽 메달을 보유한 선수가 됐다.
한편, 영국은 1924년 생모리츠 동계올림픽이후 98년 만에 금메달을 노렸지만, 소치 2014에 이어 또 한 번 은메달에 그쳤습니다. 3위는 캐나다가 북미대륙의 라이벌, 미국에게 8-5로 역전승을 거두면서 동메달을 거머쥐게 됐다.
한편, 남녀 선수 각각 1명씩 출전하는 컬링 믹스더블에서는 이탈리아가 정상에 올랐다. 이탈리아의 스테파니아 콘스탄티니-아모스 모사네르 조는 2018 평창올림픽 동메달 리스트인 노르웨이의 크리스틴 스카슬린- 망누스 네드레고텐 조를 8-5로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그동안 이탈리아는 여자부, 남자부, 믹스더블에서 세계선수권과 올림픽에서 메달 획득 경험이 전무했다. 그러나 이탈리아 듀오는 2022 베이징올림픽에서 믹스더블에 데뷔함과 동시에 조국에 금메달을 안겨준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믹스 더블 동메달은 스웨덴의 알미다 데 발과 오스카르 에릭손이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