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정훈, 패럴림픽 태권도 2회 연속 동메달 ‘새 역사’…“할머니, 고기 반찬 들고 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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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정훈, 패럴림픽 태권도 2회 연속 동메달 ‘새 역사’…“할머니, 고기 반찬 들고 갈게요”
  • 김예슬 기자
  • 승인 2024.09.01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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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장애인 태권도 간판 주정훈, 도쿄 이어 패럴림픽 2회 연속 동메달

[FT스포츠] 한국 장애인 태권도 간판 주정훈(SK에코플랜트)이 패럴림픽에서 2회 연속 동메달을 따냈다.

2024년 9월 1일(이하 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는 2024 파리 패럴림픽 태권도 남자 K44 등급(한쪽 팔 장애 중 팔꿈치 아래 마비 또는 절단 장애가 있는 선수가 참가) 80㎏ 이하 동메달 결정전이 열렸다. 주정훈은 눌란 돔바예프(카자흐스탄)를 만나 7-1로 꺾고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2021년 도쿄 대회에 이어 파리에서 또 다시 패럴림픽 동메달을 획득해 대한민국 장애인 태권도 최초의 기록을 쓴 주정훈은 2028년 로스엔젤레스(LA) 패럴림픽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경기 직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을 만난 주정훈은 “이번 파리 대회를 마치고 은퇴하려 했는데 2028 LA 올림픽까지 도전을 이어갈 것”이라 밝혔다.

주정훈은 파리 패럴림픽을 앞두고 할머니를 모신 선산을 찾았다. 할머니를 찾은 주정훈은 “대회가 끝난 뒤 금메달과 함께 할머니가 평소 좋아했던 소고기를 싸 올게요”라고 약속했다.

1994년생으로 올해 나이 30세인 주정훈은 초등학교 2학년 때 태권도를 접한 뒤 주변의 권유로 엘리트 태권도 선수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앞서 주정훈은 걸음마를 뗀 만 2세 때 할머니가 잠시 눈을 뗀 사이 할머니 댁 소여물 절단기에 오른손을 넣렀다가 불의의 절단 사고를 당했다. 맞벌이로 바쁜 아들 내외를 대신해 손자를 지극정성으로 키웠던 할머니 김분선 씨는 이후 아들 내외와 손자를 볼 때마다 “내가 죄인”이라며 눈물을 흘렸다.

2021년 도쿄 패럴림픽에서 출전해 동메달을 딴 주정훈은 가장 먼저 할머니가 계신 요양원을 찾았지만 2018년 치매를 진단받고 기억을 잃은 할머니는 손자 주정훈을 알아보지 못했다. 그리고 몇 개월 뒤 할머니 김분선 씨는 손자의 이름을 부르며 세상을 떠났다. 주정훈은 할머니가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 급하게 요양원을 찾았지만 임종을 지키지 못했다. 간절히 원하던 금메달은 따지 못했지만 후회 없는 대결을 펼쳐 시상대에 오른 주정훈은 값진 동메달과 고기 반찬을 가지고 할머니를 뵈러 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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